[사설]유병언 허위신고 국민들 허탈하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둘러싸고 허위 신고가 늘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이번 유병언 전 회장의 현상금 인상을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현상금을 노린 거짓 신고가 없어야 할 텐데'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전 중부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엄모 씨는 지난 25일 대전시 중구 유천동의 한 편의점 앞 공중전화로 인천지방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유병언이 경남 산청에 있다'며 허위신고를 했다. 이 같은 허위신고는 지난 20일에도 발생했다. 당시 50대의 한 남성이 '유병언 전 회장이 부산 감천항을 통해 밀항한다'는 허위신고를 접수해 경찰이 긴급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허위신고로 인해 바쁜 수사 인력의 손과 발이 묶이는 꼴이다.

유병언 전 회장 수사는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침몰 참사를 초래해 476명으로 추정되는 탑승객 가운데 288명의 사망자와 16명의 실종자 등 304명의 인명을 앗아간 참사 책임자를 체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반드시 체포해야 하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수사이다. 따라서 허위신고는 국민적 공분(公憤)만을 살 뿐이다.

현상금이 상향된 이후 제보 전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허위전화마저 늘어난다면 유병언 전 회장을 체포하는데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씨의 도피에 필요한 물품을 전해주거나 차명 휴대전화를 마련해준 혐의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도 체포한 바 있다. 자칫 신도들이 수사의 초점을 흐리게 하기 위해 거짓 신고 등 잘못된 정보를 흘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병언 회장 일가가 은닉한 재산은 최대 5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지만 세월호 희생자 배상을 비롯해 구조, 인양 비용을 모두 합할 경우 6000억원 가량 소요돼 1000억원 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유씨 명의의 재산은 없는 상태에서 최근에는 유씨 일가 재산의 상당부분을 근저당권을 설정해놓은 상태다. 환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현 사태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해결하는 방안은 역시 유병언 전 회장을 하루라도 빨리 잡아들여 세월호 침몰 참사에 관련된 제반 사안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길밖에 없다. 허위신고로 수사 인력만 헛수고하게 만들며 시간만 낭비해선 결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