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정확히는 7년 11개월 동안 대전교육을 이끌었던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내달 말 퇴임한다.
김 교육감은 “교육감 3선을 지내는 동안 명품 대전교육의 기반과 초석을 든든하게 다졌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며 “과분한 사랑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7년 11개월 동안 대전교육의 수장을 맡아 온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과학영재학교 설립 등 다양한 업적을 뒤로하고 원로 교원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김 교육감은 “과분한 사랑과 함께 대전교육으로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큰 잘못 없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물러나는 것이 영광스럽고 명예롭다”는 소회와 함께 대전교육을 위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3선 교육감으로서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의 활동을 자평해 준다면.
▲지난 8년을 되돌아보면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대전 교육가족들과 함께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세계인 육성'을 교육지표로 삼고,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교실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대전교육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의 대표적인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인프라 차원에서 수월성 교육과 평등교육 차원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자부한다. 더불어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본질을 추구해왔던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 지역의 학부모들로부터 과분한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학생들의 학력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매년 시ㆍ도교육청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되었던 것도 가슴 벅찬 일이었다.
7년 연속으로 대전교육청이 부패방지시책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교급식에서 무사고라는 성과를 얻었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환경시설에서도 우리 대전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도록 최신 설비를 갖췄다. 또한 대전교육의 행정조직의 체질을 개선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한 것도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임기 동안 아쉬운점이 있다면.
▲지난 8년여 임기동안, 학력과 인성이 조화로운 으뜸 교육,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는 미래교육, 자율과 창의를 추구하는 미래교육, 정직과 신뢰를 구현하는 선진교육 등 '4대 비전, 8대 실천약속'을 제시해 실천해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유성구와 대덕구 두 지역구를 위해 교육지원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어 '북부교육청' 설립이 절실했다.
인력은 안전행정부에서 예산은 기획재정부에서 지원받아야 하니 교육청에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또한, 공연장, 체육관, 수영장, 미술관, 박물관 등 교육시설을 한데 묶어 대전시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칭) 대전교육문화예술센터' 설립도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무위에 그쳤다.
당초 계획한 일이 잘 풀렸다면 대전의 교육 인프라가 더욱 확충되는 전환기를 맞았을 것이다.
-대전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수년 동안 우리 대전교육은 교육의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교육자치단체로 부상했다. 다양한 특수목적학교의 유치, 교육환경 및 시설의 선진화, 우수한 교원확보를 통한 최고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완성했고, 전국 최고의 학력, 급식사고 제로화, 청렴한 교직풍토 조성으로 안정 속에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조성됐다.
이러한 안정적인 토대가 지속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전교육이 더욱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보여야 할 영역이 있다면 타시도와는 차별화된 인성교육과,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학교폭력 근절,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학생 안전 문제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소외, 선거문화에 대한 의견은.
▲한국 교육행정학회에서 참여해 토론한 적이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임명, 간선, 직선 장단점 있지만 우리나라는 계속 변화한다. 그만큼 완벽한 선거법이 없다. 이번 두 번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선거제를 진행해보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선제 장점은 주민대표성이 보장된다. 직선제를 하다 보면 인물에 대해 알고 뽑게 된다.
권력이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 직선에 의해서 뽑힌 지방자치단체장은 힘이 있다. 자율권과 재량권을 최대한 활용해서 쓸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민주적교육자치 실현해 상당히 근접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정치는 개입돼 있다. 이를 하지 않도록 막는 것은 교육가족과 시민들의 힘에 의해서 가능하다.
-차기 교육감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차기 교육감이 되실 분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첫째로 대전교육가족들과 시민들이 가장 관심 있는 영역이 학생들의 학력과 교육청 경영평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교육복지로 비효율적인 교육예산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변화시켜 줬으면 좋겠고,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교육기회 불균등 해소를 위해 노력도 해줬으면 한다.
끝으로 우리 교육계의 숙원사업인 대덕구와 유성구를 관할 할 수 있는 북부교육지원청의 유치와 서부지역에 특수학교 1개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의 학생, 학부모, 교육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 보석 같은 존재다. 하늘에서 부여받은 존재의 이유와 가치, 소질과 적성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성공인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학생들 눈앞에 펼쳐진 21세기의 세상은 기회의 천국이며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한한 블루오션(Blue Oceanㆍ미개척지)이다. 큰 꿈을 꾸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개척하길 바란다.
학부모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었으면 한다. 지나친 보호나 간섭도 아이들의 삶을 망치는 요인이다. 대화와 칭찬을 통해 아이들이 자존감과 희망의 싹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직원들에게는 아이들에게 '학교 가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교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 학교에서 아이들은 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교가 21세기형 창의융합인재를 길러내는 배움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신뢰와 믿음 안에서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향후 거취에 대해 얘기한다면.
▲지역에는 대덕구 보궐 선거, 석좌교수 등 암암리에 퍼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일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닐뿐더러 능력 범주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어르신들은 내게 '아직 일할 나이'라고 말해주시더라.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초등과 중등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대학에서 교사 양성에 매진해 왔다. 또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8년간 석ㆍ박사 학위를 따는 등 교육분야 연구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상아탑으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멈춰왔던 연구, 저술활동 등 학문적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
특히 하고자하는 연구 인간 능력과 성격의 발달 개인차를 연구해왔는데 한국의 교육 미래 100년에 대한 청사진과 로드맵을 구상해 '김신호 프로젝트(가칭)' 구체화하고 싶다.
또 최근 특허를 받은 기초학력 향상도 평가시스템(DTBS)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할 것이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 부장ㆍ정리=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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