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우기 대비 산사태 예방활동에 돌입했다. 오는 10월까지 ‘산사태 예방 대책본부 상황실’을 설치·운영하는 한편 산사태 피해방지를 위한 대응체계를 유지해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지난 16일 ‘제 1차 대전시 산사태취약지역지정위원회’를 통해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은 16개소를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 향후 중점 관리하기로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대기불안정에 의해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엘리뇨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여름철 동안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 장맛비에 보문산 도로변 경계면이 무너져 내려 바로 밑에 있는 집들을 덮치는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산사태의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이런 류의 산사태는 우기에는 항상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문산 인근 도심권은 특히 산사태 경계 1호 지역이나 다름없다. 한밭도서관 뒤편은 물론 대전아쿠아월드 쪽 역시 크고 작은 건물들이 보문산 경계와 맞닿아 있어 자칫 산사태 발생 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소방방재청은 최근 산사태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전국 2768개소에서 2895개소로 확대해 지정한 바 있다. 대전도 산사태 취약지역은 16곳만이 아니다. 산림과학원이 산사태 위험 예측지도를 만들어 모의실험을 통해 조사한 대전지역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465개소에 달한다.
따라서 대전시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고시를 추진하는 곳은 실제로 산사태 취약지역의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들 465개소 취약지역에서는 집중호우 시 언제든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산사태 예방 사방공사가 보다 폭넓게 전개돼야 할 이유인 것이다. ‘집중강우와 이에 대한 대비 부족’이라는 우면산 산사태의 사례가 우리 지역에서 되풀이돼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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