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 시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고 여파로 교황방한 정부지원위원회의 활동이 사실상 올스톱 됐기 때문이다.
22일 도에 따르면 도는 교황방문 준비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매주 금요일 행정부지사 주재로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앞서 3월과 4월에는 신리성지, 합덕성당, 솔뫼성지, 해미성지, 해미읍성 등 교황 방문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도는 특히 당진시, 서산시, 천주교 대전교구와 협의를 통해 교황방문 준비관련 건의사업 65개 695억원 중 우선 추진할 50개 사업 213억원을 확정했다. 이중 솔뫼성지 인접도로 임시개통 등 정비사업 28억원에 대해선 국토교통부와 협의중이며, 안전행정부에 신청한 특별교부세 5건 108억원 중 2건 30억원에 대해서도 우선지원을 건의한 상태다.
도는 교황방문 행사 준비를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지난주 행정부지사 주재로 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교황 일정은 다음 달 교황청 2차 실사단의 충남지역 방문 이후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분담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교황방한 정부지원위원회를 구성한 뒤 현재까지 국무총리 주재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후 국무총리가 상당기간을 진도 팽목항을 오가며 사고 처리에 집중하면서 교황방문 행사를 준비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의 실무지원단 회의가 수시로 열리고 있지만, 큰 골격에서 각자의 역할을 정하기 위해선 총리 주재의 정부지원위원회 개최가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남도 등 지자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정해져야만 확정된 건의사업에 대해 재원 확보 대책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수 있어서다. 또 프레스센터 설치·운영 문제와 경호 관련 지자체 협조 범위도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는게 도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안행부에 신청한 교부세의 경우 6·4 지방선거의 영향에 따라 예산 지원 여부와 범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교황방문 행사 준비와 관련해 지자체의 기본계획은 확정을 했다”면서 “하지만, 세월호 사고 등 현안 문제로 정부지원위원회의 활동 저조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분담 협의가 지연되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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