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공기업 경영합리화案 9월까지 완료

산하기관 86건중 28건 마무리… 31건 내달 조기추진

대전시는 산하기관인 공사·공단 및 출연기관의 경영합리화 방안을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일부 공기업의 무책임한 방만 경영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올해 초 대통령이 공기업에 대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하게 언급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노조 측의 반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 의견을 무시한 채 정부 지침에 따른 무조건식 개선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날 시청 중회의실에서 류순현 행정부시장 주재로 4개 공사·공단과 9개 출연기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합리화 추진상황을 보고받았다. 시는 올해 초 재정건전화와 방만 경영 개선, 과도한 복지제도 개선을 위해 '비정상적인 관행의 정상화'를 목표로 46개 항목 86건의 개선과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28건을 완료했고 31건은 다음달 말까지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

대전도시공사의 경우 부채감축 계획을 수립해 안전행정부에 제출한 상태이며, 대전마케팅공사는 조직개편을 통한 방만 경영 개선을 전개해 왔다. 또 순직시 유가족 특별채용 금지, 채용시 공개모집 원칙 준수 등 불합리한 인사 및 복무 제도의 정비를 완료했다. 가족의 건강검진비 지원 중단, 경조비 및 휴가 일수의 공무원 수준 조정 등 과다한 복리후생도 뜯어고쳤다.

문제는 시가 오는 9월말까지 완료를 당부한 27건의 개선 과제다.

이 중에 원만한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 사항도 있겠지만 일부는 노조와의 협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시는 정부 지침에 따라 오는 9월 말 완료를 어길 경우 각 기업의 경영평가에 반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기업의 경영합리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노조와의 협의, 이사회 의결 등 절차적인 문제가 있지만 개선과제 완료가 늦어질수록 불이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노조는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 잘못된 관행은 개선되어야 하지만 실적 위주의 대안 없는 밀어붙이기식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협의와 대안 제시를 통한 올바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공기업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눈치보기, 실적위주, 보여주기식 경영합리화 방안은 또 다른 논란과 불합리성을 가져올 수 있다”며 “노사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통한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