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옥외광고협회 대전시지부 7대, 8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옥외광고협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규식<사진> (주)무지개토탈 대표이사는 대전지역 옥외광고업계의 산증인이다. 조규식 위원장은 옥외광고업계에서도 알아주는 장인이지만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봉사에 앞장서는 인물로도 정평이 나있다.
최근 진도 참사 현장에서 8일 동안 급식봉사를 하고 돌아온 주인공 조규식 대표를 만나 진도에서의 자원봉사 체험담과 장애인 역도 연맹 회장으로서의 소망, 바르게살기운동서구협의회장과 더불어 다함께 한마음회 부회장으로서의 봉사활동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진도에서 자원봉사=인터뷰가 이뤄졌던 유림공원내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노란리본을 어루만지며 조규식 대표는 슬픔에 잠겨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나자 조 대표는 17일 새벽 5시 삼천원 행복나눔 김보영 위원장과 김호근 수석부회장과 홍승경 사무국장과 라자로나눔봉사단 이승규 단장 등과 함께 진도로 긴급출동했다.
조 대표는 그의 무지개토탈 사업 파트너이기도 한 아내 김현옥 실장의 적극적인 도움과 협조로 8일 내내 집과 사업장을 떠나 진도 실내체육관에 가서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과 취재진을 위해 급식봉사를 하고 돌아왔다.
조 대표는 “진도 실내체육관 현장에 가서 전쟁보다 더한 가슴 아픈 풍경들을 봐야 했다”며 “저도 자식에 대한 아픔이 있는데 아들을 일곱살때 교통사고로 잃어서 그때의 아픔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꼭 내 일을 보는 것 같았다”며 “부모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뭐라 할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아무리 그래도 먹어야만 기운을 차리게 되니 그 분들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 없이 밥을 했다”며 “한끼에 많게는 쌀 100킬로그램이 들어갈때도 있었고, 평균 700명에서 1000명까지 식사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매일 1~2시간밖에 못잤지만 그래도 힘든줄을 몰랐다”며 “매일 대전의 자원봉사자들이 조를 짜서 찾아와 도와주신 덕분에 굉장히 뿌듯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씻을데가 없다보니 얼굴이 꾀재재해질수밖에 없었다”며 “그 많은 인원들이 씻을데가 없지만 힘든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유가족들의 아픔이 더 크다고 생각했으니까 모든 어려움을 다 감수할 수 있었다”며 “진도에 다녀오신 분들은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더불어 산다는 것은 아픔을 같이 나누는 것”이라며 “저 역시 가슴이 몹시 아프고 눈물이 앞을 가려서 실종자들을 다 찾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과 함께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다는 간절한 기원을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봉사하려는 마음은 다 갖고 있는데 첫발을 못 디딘다”며 “한번, 두번, 세번 자원봉사에 동행해주시다보면 자연스레 습관처럼 된다”고 말했다.
▲그림에 소질있던 소년 옥외광고업계의 베테랑이 되기까지=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던 조규식 대표는 1964년 논산에서 3남1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대표는 네살때 대전에 이사 와서 산성동에서 살면서 산성초와 대신중, 유성생명과학고와 혜천대 디스플레이&사인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조 대표는 고등학교때 기계과에서 운전 교육을 받은 덕분에 천안 탄약창에서 군복무할 당시엔 운전병으로 활동했다. 81년 운전면허를 딴 조 대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분해 조립을 쉽게 할 정도로 기계 다루는 재주가 비상했다.
한국타이어에서 3년간 타이어 성형 업무를 했던 조 대표는 옥외광고제작 전문업체인 대전 운주상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옥외광고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광고물 제작은 절단과 용접, 페인트 칠을 모두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계를 다룰줄 알아야 한다. 옥외광고는 모든 분야가 접목되는 종합적인 능력을 필요로 해서 기계를 잘 다루는 조규식 대표에게 적합한 분야였다.
운주상사에서 2년만에 독립해 무지개광고백화점을 설립한 조 대표는 이후 무지개 토탈로 회사명을 바꾸고 대전의 대표적인 옥외광고업체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규식 대표는 “무지개라는 이름은 친구들과 함께 처음 사업을 시작할때 7가지 색깔을 가지면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모든 컬러를 다 연출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말했다.
▲옥외광고업계의 산증인=대전에는 약 700여개의 옥외광고업체가 있다. 조규식 대표는 대전시옥외광고협회 서구지회장을 4년, 대전시지부장을 5년간 역임하면서 대전시 옥외광고협회의 산증인이 됐다. 조 대표가 옥외광고협회의 지회장과 지부장을 맡으면서부터 체육대회 등을 통해 광고인들의 친선 만남을 자주 주선했던 덕분에 옥외광고협회는 외형적으로도 많이 발전하고 회원들끼리도 서로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 조 대표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지나친 경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만도 했지만 체육대회를 통해 친선을 나누면서 서로의 경쟁도 많이 완화되고 단합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시옥외광고협회 고문과 한국옥외광고협회 중앙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 대표는 “광고는 방송광고와 신문광고, 인터넷광고, SNS 광고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바깥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옥외광고”라고 말했다.
한국옥외광고협회 중앙회 조직위원장을 하면서 전국 행사를 많이 다닌 조 대표는 “만나는 사람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터득한 지혜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라고 말했다.
본인의 모교인 혜천대에서 광고홍보학과 교재를 발간해 후배들을 양성해 온 조 대표는 “광고 일이 힘도 들지만 전망이 있는 분야”라며 “광고는 자기 얼굴이고, 여성들이 메이크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삼성전자, SK 텔레콤 등 대기업들의 대전충남북 광고 업무를 대행해온 그는 “광고는 시각적 독창성이 중요하고, 자신만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체 광고는 전국이 동일성이 있지만 일반 광고는 옆의 집과 똑같이 하면 안된다”며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옥외광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봉사하는 삶=현재 대전시장애인역도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조규식 대표는 “운동을 좋아해서라기보다 누구나 다 중도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장애인을 대변해줄 수 있는 임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4년전부터 대전시장애인역도연맹 2대 회장을 맡아 이사들과 함께 장애인 역도 연맹 선수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운동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면서 대회 출전 준비도 돕고 있다.
조 대표는 “대전시장애인역도연맹 회장을 하면서 집에만 칩거해 있던 장애인들을 발굴해 밖에 나와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게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정과 집의 울타리 밖을 떠나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대전시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장애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에게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운동 분야가 많으니까 꼭 밖으로 자녀들을 내보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장애인체육계의 성적은 좋은 편”이라며 “재작년엔 전국 4위, 작년엔 전국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선수들이 운동을 통해 몸도 건강해지고, 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체육쪽에 0.5~1%의 예산만 더 확보해주면 훨씬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장애인역도연맹에서는 역도 심판 자격시험을 보고 대학생 등 모든 시민이 심판 자격을 딸 수 있도록 해준다.
조 대표는 “얼마전 대한장애인역도연맹 감사로 선출됐다”며 “지난 주말 대전시역도연맹에서 3급 심판 자격증 시험을 위한 대의원 총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대전에서 시험을 치르는데 올해는 혜천대에서 1박2일로 43명이 시험을 치렀다”고 소개했다. 또 “1년에 2번 치르게 되는 시험에서는 3급, 2급, 1급 자격증을 딸 수 있다”며 “실무경력 3년을 갖고 2급 시험을 치를때 필기와 실기를 본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2018년 세계장애인역도연맹 대회를 대전에서 유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년간의 바르게살기운동정림동위원장 임기를 마친 후 서구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조 대표는 “동위원회와 서구협의회를 한뿌리로 할 것”이라며 “동위원장위원회를 신설해 동위원회의 모든 의견을 청취하면서 서구협의회를 이끌어나가겠다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뿌리부터 모든 조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달하는 단체가 아닌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단체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가 장애인체육분야를 맡다보니 생활체육회에서 요청이 들어와 서구생활체육회 부회장을 맡게 됐다. 부회장 7명이 모든 생활체육에 대한 정관을 개정하고 책임을 지게 되고, 이사회에서는 신규 단체를 영입하는 일을 한다. 현재 이사 30명이 40여개 단체를 맡아 돕고 있다.
국제휴먼클럽에서는 매년 8월이면 러시아에 가서 고려인들을 위한 위안공연을 하고 온다. 고려인들은 눈물도 많고 한도 많다. 국제휴먼클럽에서는 이들을 위한 후원을 많이 해주는데 참 의미있고 보람있는 단체라는 생각에 조 대표 역시 회원으로 가입해 돕고 있다.
조 대표는 “대전지체장애인후원회 이사들이 60~70명 정도 되는데 이사들이 힘을 합해 어려운 환경의 장애인들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시켜준다”며 “이런 곳에서 저를 불러주시는게 굉장히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5년전 발족한 다함께 한마음회는 김보영 회장님을 도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어버이날이면 다함께한마음회에서 어르신들께 삼계탕을 대접해드리고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공연해주고 친정 가족과 화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남 하기 싫은 것을 내가 먼저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며 “10여년전부터 내가 한번 더 생각하면 충분히 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마음이 편해야 몸도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하려면 재산 축적에 올인하면 안된다”며 “자식들에게 유산 싸움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했다. 또 “봉사라는 것도 누가 등 떠밀어 하는게 아니다”며 “시간도 뺏기고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들이 있어서 봉사활동을 다닐 수 있다”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에는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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