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목원대 총장 |
부모, 자식, 스승, 부부 등 평소 가족을 구성하고 있거나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 대하여 사람들은 당연히 곁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기 십상이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며, 희로애락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덧 함께 지내는데 익숙해지기 마련이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하기에 그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정의 달 5월은 평소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주변 사람들에게 전한 실수와 무관심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의 달'이라 할 수 있다. 한 달 내내 이어지는 특별한 기념일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매년 이맘때면 부모님과 청소년, 어린이와 선생님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취지의 각종 이벤트와 행사가 열리고 각자의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선물을 준비하고 전달하곤 한다.
하지만, 2014년 5월도 중반을 지나가는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이즈음 날씨만큼이나 따뜻하고 포근하고 활기가 넘쳐야 하는 5월 가정의 달이 과연 그러한지 의문이다. 전 국민을 충격과 안타까움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수습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그 외에도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가정폭력 및 갈등과 각종 안전사고 등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가족들 간의 소통과 사랑과 더불어 사회ㆍ환경적인 뒷받침과 안전하고 환경의 구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 새삼 공감하게 된다.
올해는 유난히 큰 사건ㆍ사고가 많은 해인 것 같다. 얼마 전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를 비롯하여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지하철 추돌사고 등 각 분야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전 국민에게 충격과 불안을 안겨다 주었다. 매년 이맘때면 어린이, 부모, 스승 등 가족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끌벅적한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는데 반해 올해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형식으로 진행되는 엄숙한 행사가 적지 않게 열리고 있으며 전 국민들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를 통해 볼 때, 이제는 가족 구성원들 간에 화목하고 서로 위하는 것만으로는 가정의 평안과 행복을 보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 했다. 즉, 가정이 화목하고 바로 세워져야 바깥일도 잘 풀리게 된다는 것이며, 이는 곧 가정이 세상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가정이 모여서 사회와 국가가 이루어지고 가정의 위험과 해체는 곧 국가와 사회 곳곳의 위기가 되니 가정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컨대 가정은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이 되는 조직으로서 가정이 불안하면 국가와 사회 전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5월은 누구보다 가까운 내 주변 사람들과 가정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가정의 달'이다. 따뜻한 봄기운만큼이나 내 가족과 주변의 이웃을 챙기기 분주한 계절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5월 가정의 달을 마무리해 가면서 내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함과 더불어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혹여 실수한 점은 없었는지,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살피며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과 거듭남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기회의 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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