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주의 생멸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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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덕 개인전 'Kaleidoscope' 31일까지 갤러리 이안

  • 승인 2014-05-21 14:04
  • 신문게재 2014-05-22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신중덕 '만화경'
▲신중덕 '만화경'
한남대 교수인 신중덕 작가의 최근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 'Kaleidoscope(만화경)'가 22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 이안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최근의 'Kaleidoscope(만화경)'라는 주제의 연작을 통해 지금껏 작가가 고민하고 연구했던 모든 것들이 그만의 예술적 감성으로 응축되고 망라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만화경은 갖가지 색채의 다양한 패턴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된 시각적인 도구로 단 한 번도 똑같은 색 무늬가 나타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만화경'에서 미립자로부터 대우주에 이루는 삼라만상이 신기루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생멸(生滅)의 원리와 사태를 조형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구조적인 원리와 현상적인 사태 모두를 포착하고자 하는 사뭇 거대한 기획이다.

신중덕의 '만화경'이 궁극적으로 양자 모두를 아우르는 전일적(全一的)인 생성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0여년에 걸친 그의 창작의 궤적을 주목해야 한다. 한 세대에 이르는 그의 회화적 탐구가 그려온 궤도와 흔적은 형식상의 변화를 하나로 이어주는 내적인 일관성을 담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비정형에 가까운 추상회화에서 일종의 '물질의 쇄도'와도 같은 무채색의 거친 마티에르를 강조하며 생명의 원초적인 힘을 탐구하던 작가는 2000년 전후 한층 경쾌하고 밝은 색조의 패턴을 반복-조합-중첩시켜 전체 화면을 뒤덮은 단색조의 전면화를 선보였다.

이후 그 위로 꽃이나 돌 혹은 사람의 형상을 출몰시키며 생명의 리듬을 탐구하는 작업에 이르렀다. 이 긴 여정 끝에 최근 도달한 것이 단단한 구조 위에 순간적인 현상이 흔들리는 '만화경'연작이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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