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은 옷 이상의 가치… 한땀 한땀 꿈을 입히죠”

“교복은 옷 이상의 가치… 한땀 한땀 꿈을 입히죠”

80년대 교복과 인연… 대전 학교 70% '디자인' “좋은품질로 소비자에 인정받는 기업이고 싶어”

  • 승인 2014-05-21 13:53
  • 신문게재 2014-05-22 10면
  •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에듀스토리] 김설영 김설영패션 회장

지역 굴지의 교복 업체 ㈜김설영 패션 김설영(64) 회장.

▲ ㈜김설영 패션 김설영 회장은 교복은 단순한 옷이 아닌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재목인 학생들이 입는 옷이기 때문에 사업가의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 ㈜김설영 패션 김설영 회장은 교복은 단순한 옷이 아닌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재목인 학생들이 입는 옷이기 때문에 사업가의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대형 교복업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충청권에서 흔들림 없는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자신의 사업체 내에서도 학생복 사업부는 더욱 탄탄하기로 이름나 있다.

대전에 도마, 문화, 중리, 둔산, 대동, 롯데마트(테크노점) 대리점이 있다. 충남에도 천안, 논산, 홍성, 서산 대리점이 있으며 세종시에도 진출해 있다.

김설영 학생복은 지역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제품 질만 좋은 것이다.

김 회장의 속 깊은 경영 철학을 들어보면 김설영 학생복이 탄탄한 업체로 지속 성장해 왔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김 회장 “교복은 단순히 옷을 판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미래 우리나라를 짊어질 아이들이 입을 옷이기 때문에 지극 정성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원래 여성복 디자이너다. 대전에서 학교를 나온 뒤 상경, 전문 디자이너 수업을 받았다. 일본 유학을 준비하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대전에 다시 정착했다.

1974년부터 은행동에서 의상실을 경영했는데 1980년대 중반 교복 부활 시점을 전후해 교복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학창 시절 은사가 김 회장에게 교복 디자인을 부탁해 왔고 김 회장이 흔쾌히 수락했다. 현재 대전 70여 개 각급 학교 교복이 김 회장이 디자인한 것이다.

김 회장의 교복 사업은 이제 디자인은 물론 제작과 판매까지 이어졌고 충청권의 '맹주 업체'가 됐다. 전국적으로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4개사를 제외한 지역 업체 가운데 제품의 질과 마케팅, 애프터서비스 등에서 최우수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복을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기부'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학교 또는 지역사회 요청이 있을 때마다 차상위계층 등에게 교복을 나눠주는 일을 매년 거르지 않는다.

그녀는 “어느 날 모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자기가 데리고 있는 학생이 우리 회사에 교복을 주문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제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며 “이 일을 겪고 나서 교복 장사하는 내가 학생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게 됐다”며 교육 기부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의 포부는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녀는 “김설영 학생복 하면 모든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업체로 생각될 수 있도록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싶다”며 “전국 매출 1위 등 외형적인 부분보다는 우리 제품을 선택해주신 소비자께 인정받는 강소기업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복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있는데.

▲교복은 특수한 품목이다. 중ㆍ고등학교 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교복을 입고 학교생활 한다.

요즘 복지가 잘 돼 있어 어려운 학생들은 국가에서 지원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차상위 계층의 학생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이 있다. 이러한 학생들을 학교에서 지원요청을 하시던지 알게 되면 상황에 맞게 도와드리고 있다.

-선행을 하시게 된 계기와 보람이 있다면.

▲오래전 학교에 방문했을 때 교복을 안 입고 학교생활을 하는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사정을 듣고보니 형편이 어려워 교복을 준비 못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도 자녀가 있는 부모입장에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학생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서 교복 기부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교복을 입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것이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역 굴지의 교복업체를 일구셨는데 교복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나는 디자이너다. 대전에서 오랜 시간 여성복 디자인을 해왔다. 오래전 은사님들께서 나에게 교복디자인을 부탁했다. 부탁하신 일이 커져서 대전시내 중ㆍ고등학교 교복의 한 70% 이상이 우리 회사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교복은 다음 이 나라를 책임질 중요한 아이들이 입는 옷이니만큼 디자인과 맵시도 좋지만 좋은 품질의 옷을 제공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이같은 노력에 대해 소비자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연예인들이 나와 광고를 하는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국의 몇 안 되는 업체가 된 거 같다.

-학생들이 교복을 착용함으로써 얻는 장점은.

▲의복을 때와 장소에 맞게 입는 것도 교육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교복은 본인이 속해있는 소속감, 일체감 형성 등 긍정적인 요소가 발생하고, 또 같은 옷 착용으로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없어지는 것도 큰 장점이다. 교복이 비싸다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복을 입으면 점퍼 1개에도 수십만 원씩 하는 상황 속에 학부모들에게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학부모 의견에 따르면 교복을 안 입는다면 아침마다 학교에 입고 갈 옷 고르느라 전쟁을 치른다고 한다.

사춘기 학생들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교복을 입으면 이런 부분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건전한 교복문화가 정착돼야 건전한 학교문화도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교복 사업가로서 앞으로 포부는?

▲교복사업도 교육사업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교육 사업은 과다한 이윤을 챙기기보다는 적정한 이윤으로 좋은 품질의 교복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품목인 것처럼 교복도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교복시장은 과다한 광고와 경쟁으로 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은 것이 나의 포부다.

손해를 보며 사업체를 운영하면 안 되겠지만, 적정한 이윤으로 좋은 품질의 교복을 제공하여 교복이라는 제품 이외의 부분에 비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소비문화를 정착하고 싶다.

'김설영학생복'하면 모든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고 싶기도 하다. 전국 매출 1위 브랜드라는 외형적인 부분보다는 우리 회사 제품을 선택해주신 소비자께 인정받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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