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을 앞두고 한 가정문제 전문 기관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부부간의 무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기혼 직장인 9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부부간 대화시간의 경우 '30분~1시간'이 42.7%로 가장 많았으며 '30분 미만'이 32.0%, '1시간 이상'은 20.5%에 그쳤다.
하루 중 상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로는 '오늘 어땠어? 오늘 뭐했어?'가 44.5%로 가장 많았고 '아이는?'과 같은 자녀 안부가 15.3%, '밥 먹자, 밥 줘, 밥 먹었어?'와 같은 말도 7.6%에 달했다. 일주일 중 '사랑해, 고마워'와 같은 애정표현을 얼마나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2회'가 35.8%로 가장 많고 '3~4회'가 16.3%를 차지했다. 또 애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35.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부부 간의 관계 개선이 절실함을 드러내고 있다.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프로그램마다 남편의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남성들의 의식변화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워킹맘에게 가정에서의 역할 재분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가사와 양육에 남편의 자발적 참여는 가족친화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남편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성평등에 대한 의식변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나 사회단체의 의식변화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 마련도 요구되는 것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세태 때문인지 저녁 식사 후 산책하는 부부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함께 산책하는 부부들의 공통점이라면 부부 사이에 소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부부가 산책하는 동안 많은 대화가 오가며 예전에 가슴속에 쌓아뒀던 오해도 풀리는 것이다. 애정과 상호간 신뢰도 함께 쌓아갈 수 있다. '부부의 날이 왜 있는가'에 대해 이 날만이라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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