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는 현재 국무조정실 등 총 15개 동으로 구성된 가운데, 지난해 말 입주한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들어서 있는 12~15동 건물 화장실이 복도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여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공무원들은 설계 시공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산업부, 교육부, 문화부의 화장실은 자동 전등구조로 돼 있어, 복도에서 화장실 내부에 불이 들어오면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더욱이 투명창은 일반 성인들의 눈높이에 가로 30㎝, 세로 20㎝ 크기로 설계돼, 복도를 걷다가 무심코 고개를 돌리면 화장실 안을 쉽게 볼 수 있다. 교육부 한 공무원은 “화장실에서든 복도에서든 유리창 때문에 민망할 때가 많다”면서 화장실 출입문 유리창 부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일부 공무원들은 자구책을 마련해 썬팅지나 A4용지 등으로 화장실 출입문 유리창을 가려놓고 있다. 이같은 불편에 대해 건물 시공사는 정부의 핑계로 돌렸다. 12~15동을 설계 시공한 대림산업 측은 “시공 당시 안전행정부에서 화장실 출입문에 유리창을 내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요청대로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행부 세종청사관리소는 “화장실을 드나들 때 들어가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이 서로 부딪치지 않게 유리창을 낸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과적으로 작은 배려가 문제점으로 돌변한 셈이다.
화장실 출입문에 투명창 설계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까지 야기되고 있어, 세종청사 3단계 부처 시공에서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세종청사 건물의 투명창은 지난해 1단계 부처에서도 논란거리가 됐다.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등이 들어선 세종청사 1단계는 건물외관이 전면유리로 조성돼 있어 외관상 보기는 좋지만, 한여름 열투과가 잘돼 실내온도가 쉽게 오르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건물과 마주하는 길가 건너편 가까운 곳에 고층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으로, 아파트가 완공되면 청사 안이 훤히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1단계에서 시공상의 문제점을 파악한 안행부는 2단계 청사 건물 외벽 창문은 1단계 건물과 달리 유리벽면을 최대한 줄이고, 대신 여닫이 창문을 많이 냈다.
안전행정부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세종청사 1·2단계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점 등을 보완해 3단계 부처 시공과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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