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교사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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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문]교사의 현주소

[교육단상]김동문 충남고 교장

  • 승인 2014-05-20 14:09
  • 신문게재 2014-05-21 16면
  • 김동문 충남고 교장김동문 충남고 교장
▲ 김동문 충남고 교장
▲ 김동문 충남고 교장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한층 가슴 뿌듯하고, 삶의 보람을 보다 만끽할 수 있는 우리 교사들의 날이다. 하지만 올 해는 이날이 다가올수록 숙연해지기만 했다. 오히려 급변하는 현실적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야만 하는 교육적 과제의 무게로 인해 그저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自省)하는 시간이 되었다.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잠시 묵과(默過)하고 살아온 시간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누구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있듯 마음 한구석에서 구태여 꺼내지 않았던 나의 과오를 되짚어보며 스스로 나를 다시 세우고자 한다.

우선 교사는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말고, 변화의 거센 도전에 응전(應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 교육은 참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 '교사는 도마 위에 올라서는 주요 요리감이다' 등의 말로 교사의 위치를 대변하고, 우리는 또 이러한 주변의 무분별한 반응에 요동하고, 괴로워한다. 굳이 열정을 다하여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려기보다는 전문적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일수록 교사의 위상은 교사가 책임져야 한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나는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쓸어버렸다. 나는 나를 극복한 그 순간, 칭기스칸이 되었다'는 명언처럼, 우리 교사도 교육적 환경의 변화와 요구에 두려워하거나 그러한 환경을 탓해서는 곤란하다. 인성교육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야 하고, 전문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로써 스스로에게 만족할 때에 사회에서도 '참스승이 없다'는 말로 우리의 현주소를 운운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또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의 표본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학생이 교사의 거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자신의 인품이 학생들에게 잠재적으로 투영됨을 명심하고 말과 행동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너무도 쉽게 할 수 있는 말이고,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말이지만 실천에는 완벽이란 없을 만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임시방편을 위한 교육을 지양해야한다.

당장 앞에 보이는 성적을 위해서만 교육한다면 성적지상주의 사회 속에 우리가 담당해야할 역할이 줄어들고 이로써 서야 할 자리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반면 우리는 학생들의 인성을 위해 문서화된 교육과정을 수행해나가야 하며, 이로써 우리는 이 사회에서 올바른 인성적 선택이 가능한 책임 있는 사회인을 길러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인 만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또한 최근 우리 사회에 반드시 추가되어야 할 기본자세가 안전 교육이다. 취약하다 못해 기본 매뉴얼조차도 갖추고 있지 않은 안전 사각지대가 너무도 많다. 우리는 매번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괴리를 많은 일에서 통감해왔기에 이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재난에 준비하고 대비하며 반복적으로 투입 실천하는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내에서도 재난대비 안전매뉴얼 숙지 교육, 교육시설 안전점검, 취약분야 잠재위험요인에 대한 대책을 강구 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많은 교육적 혁신을 꾀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타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가치는 항상 학생이 되어야 하며, 이로써 우리는 이 사회가 교사의 위치를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일면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여 미래를 고려한 훌륭한 가치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노력은 바로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교육단상에 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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