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개혁 '극약처방', 성난 민심 잠재울까

안행부·해수부 기능축소 등 대수술… '관피아' 척결·고시제 폐지도

●대통령 대국민담화 주요내용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해양경찰청 해체를 전격 발표한 것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보여진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 재난과 구호 관련 부처의 기능축소 등 대폭적인 수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관피아(관료+마피아)'척결과 고시제 폐지 등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 역시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고질적인 병폐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국가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해경 해체, 안행부·해수부 축소=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를 대수술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와 함께 부활한 해양수산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이름을 바꿨던 안전행정부는 새 정부 출범 1년 반만에 해체수준의 조직 축소가 단행될 전망이다.

해체되는 해경의 업무 중 수사와 정보기능은 경찰에 넘겨지고, 해양 구조ㆍ구난과 경비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질 전망이다.

안전행정부의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ㆍ조직 기능을 분리해 안전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지고, 인사·조직 기능은 신설되는 총리 소속 행정혁신처로 이관된다.

해양수산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저처로 넘겨져 통합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했다.

▲'관피아'폐단 척결=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강력한 척결의지를 밝혔다. 관피아 척결을 위한 방안으로 안전감독·인허가 규제·조달업무 등과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민관유착을 근절하겠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입법안으로 국회에 제출될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는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 등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협회를 포함해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퇴직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고위공무원에 대해 퇴직 후 10년간 취업기간 및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 개정안에 포함된다.

▲고시제 폐지 등 공직개혁=박 대통령은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해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무사안일을 혁파하기 위한 공직개혁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고시제도를 궁극적으로는 폐지하겠다는 의지도 피력, 향후 공무원 선발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민간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가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개방형 충원제도가 공무원들만 다시 뽑는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 부처에 보낼 것을 제안했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