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술인 “미안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

  • 문화
  • 공연/전시

대전 예술인 “미안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 열려

  • 승인 2014-05-18 16:11
  • 신문게재 2014-05-19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음악이 끝난 뒤에 박수소리 대신 들려온 것은 슬픔에 잠긴 눈물과 흐느끼는 소리였다.

지난 16일 서대전시민공원에는 세월호 사고로 안타깝게 떠난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대전지역 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위원회가 마련했으며,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희생자의 '넋여'(상여) 행렬(마당극패 우금치, 정읍사 국악단)이 무대 앞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추모제는 이정애무용단의 정화(판씻음)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이어졌다.

이어 진채밴드의 자작곡 '팽목항에서'와 나무밴드의 '세월이 가면' '피카소'(나무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중간에는 세월호 관련 방송 영상을 보여줬고, 시민들은 아파하고 통곡했다.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의 유족 김길영씨가 참석해 하늘로 떠나 보낸 아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었다.

“… 그게 너의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범수야, 왜 니 책상에는 책이 아닌 국화가 가득 채워져 있는거니. 피어보지도 못한 짧은 생, 그곳에서는 행복하거라. 많이 그리울 거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이어 작가회의의 헌시 낭독과 김수현의 살풀이가 이어졌으며 넋보내기로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오후 7시부터 두시간 가량 이어진 행사 내내 참여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보였고,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분노와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추모제에 참석한 김 모(43)씨는 “한달 정도가 지났는데 지금도 생각만하면 눈물이 난다”며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희생된 것 같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추모제가 끝난 뒤에는 시민들이 촛불과 추모문구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쳤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