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하니 비어가는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혹시 우리 가족만 남겨지면 어쩌나' 하는 공포와도 그들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나간 30일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둘러싼 슬픔과 절망감에 국민들 역시 비통해한 하루하루였다. 대한민국 전체가 눈물과 탄식으로 보낸 통한의 한 달이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5일 국가정책조정회의 자리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총리는 '복지부와 고용부 등 관계부처는 가족 생활안정을 위한 긴급 복지지원제도와 유급휴가 및 휴직자, 자영업자, 일용직에 대한 생계지원 방안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의 지시사항은 시간 끌기에 익숙한 관피아의 본래 행태대로 늑장처리해서는 안 된다. 일사천리로 절차과정을 앞당겨 하루, 이틀 이내로 당장 지원에 나서야 한다. 실제로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108만원을 지급하는 긴급생계비도 지난 8일에야 처음으로 지급됐으며 그마저도 최대 6개월밖에 지원되지 않는다. 여전히 과거의 형식적 지원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태다.
이번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세월호 선장을 비롯해 승무원들의 잘못을 낱낱이 밝히는 등 수사에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한 16일과 17일 잠수사들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야 했건만 해경이 투입하지 않은 이유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명백한 직무유기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세월호 침몰 사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키로 15일 합의했다. 향후 세월호 사고에 대한 보다 명백한 원인 규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실종자 시신 수습이다. 따라서 국정조사 역시 세월호 참사의 뒷수습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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