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계속된 소비 침체가 올해 들어 계속된 데다 지난달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소비가 아예 끊겼기 때문이다.
한때 대전에서 최대 상권을 형성하던 대전 은행동 상점가의 경우 옛 대전극장통와 연결되는 패션거리에만 8곳의 상점이 문을 닫고 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만 흉물스럽게 내걸려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상권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대전 중구 은행동의 창업률은 1.40%인데 반해 폐업률은 1.50%로 집계됐다.
새로 문을 여는 가게 보다 문을 닫는 가계가 더 많은 것이다. 이진화 으능정이 상점가 상인회장은 “한달내내 벌어도 직원 월급 주고, 물건 사러 오가는 기름값을 제외하면 생활비는 커녕 한달 임대료도 못낼 지경”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이 올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은행동과 이어진 지하상가역시 마찬가지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1000원, 5000원하는 미끼 상품만 간간이 팔려 나갈 뿐 매출 자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하상가에서 숙녀복 매장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사실 의류업계에서는날씨도 따뜻해지고, 나들이객이 많아지는 5월이 매출이 가장 큰 달인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딱 20~30%가 줄었다”면서 “직원인건비와 임대료 내는 것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스카이 로드가 당초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 이어, 상권의 새로운 활력이 돼 줄 것으로 기대했던 NC뉴코아몰 중앙로역점도 별다른 파급 효과를 주지 못하면서 이곳 상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규현 중앙로지하상가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사고 때문에도 그렇지만 그 이전부터 실물경기가 엄청 어려워져 모든 상가의 장사가 어렵다”면서 “일시적인 소비 침체가 아니라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소비 침체가 비단 은행동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외식을 줄이면서 음식점과 술집은 물론 택시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박오식 오류동 음식특화거리 상인회장은 “예년에도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요즘은 평상시에 비해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었다”면서 “얼마간은 근근이 버티겠지만 계속 이렇게 나갈 경우 종업원을 줄이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결국 사회 전반으로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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