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하지 말고 눈높이서 소통해야 참스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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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지 말고 눈높이서 소통해야 참스승이죠”

대전 1만 4000여명 교원들의 대표… 대전교총 위상 정립 노력 교권 실추는 자성통해 반성해야… 사명감ㆍ희생정신으로 회복

  • 승인 2014-05-14 14:14
  • 신문게재 2014-05-15 10면
  •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강제일 기자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강제일 기자
[에듀스토리]하헌선 대전교총 회장

대전 1만 4000여 명의 교원들의 대표자인 하헌선(59)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 하헌선 회장의 집무실인 대전 동산초 교장실은 학생들의 '사랑방'과 다름없다. 이 학교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면 언제나 교장실을 자유롭게 오간다. 하 회장과 학생들은 교장실에서 기타연주를 함께하고 담소를 나누며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곤 한다. 이처럼 동산초 교장실을 학생들에게 개방한 것은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의 부모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하 회장의 교육 철학 때문이다. 위에서 군림하려 들지 말고 눈높이에서 소통하며 항시 학생에게 최선을 다해야 비로소 '참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하 회장이다.
지난 1979년 임용 이후 36년차의 '고참'이 된 하 회장이 스승의 날을 맞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이와 상통한다.

▲ 하헌선 대전교총 회장(동산초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이 학생 위에서 군림하지 않고 소통하며 학교에서의 부모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 하헌선 대전교총 회장(동산초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이 학생 위에서 군림하지 않고 소통하며 학교에서의 부모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하 회장은 얼마 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칠곡 계모' 사건을 예로 들며 “학교에서 피해 학생에게 조금만 신경을 더 썼더라면 이같은 비극적인 일을 사전에 예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교사는 자기가 맡은 학생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항상 세심히 살피며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실추된 교권에 대한 소회도 담백하게 밝혔다. 교권 회복을 위해선 교직 사회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하 회장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로 최근 교권 실추 실태가 심각하다”며 “이는 교사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았는지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교권 회복을 위해서는 열정적인 노력, 사명감, 희생정신 등을 통해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승의 날을 맞았는데 대전 교총 회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소회를 밝히신다면.

▲지난달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우리나라 전체가 비통함에 빠져 있다.

대전교총은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매년 개최하던 스승의 날 기념식과 배구대회 등을 모두 취소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스승의 날을 맞기로 했다.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국민과 50만 교육자, 제자들이 큰 슬픔과 아픔을 겪는 상황에서 엄숙한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산업화에서 지식정보화시대로 발전하면서 교육계가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교원정년 단축은 물론 학생인권조례제정, 학생체벌금지 등 교원의 교권이 크게 위축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교육계가 촌지와 비리의 부도덕한 집단으로 비치고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국민과 사회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든 간에 현재 선생님들의 책임감과 희생정신, 열정은 대단하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선생님들의 희생정신과 사명감은 교육현장 선생님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교육현장에서의 선생님들의 훌륭함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학생들의 인격을 조금씩 완성시켜 주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

-스승의 날 교사와 학생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

▲스승의 날이 되면 스승의 날 노래를 부르게 하고 학생대표가 나와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을 달아주는 형식적인 행사는 의미가 없다. 일부 부도덕한 교사 때문에 학생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열정적인 선생님들까지 함께 매도되는 부끄러운 날이 되어서도 결코 안된다.

스승의 날은 사제간에 정을 확인하고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특별한 날이다. 좋은 스승은 제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최근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 간에 사랑의 대화가 점점 줄어들고, 급기야 불신의 벽마저 생겨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스승의 날을 계기로 사제지간에 마음의 벽을 허물어 존경하는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실추된 교권은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았나 반성의 기회를 가져 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교사는 부단한 자기 연찬을 통한 열정적인 노력으로 사명감, 책임감, 희생정신, 봉사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심을 끌어내어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참 스승이 되기 위한 덕목은 무엇으로 보시는지.

▲교사의 마인드가 바뀌면 참스승 되기가 쉬워진다.

교사이기 때문에 존경받고 군림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학생들과 소통하며 같이 웃어 주고, 함께 울어 주며 우산을 함께 쓰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를 함께 맞아 주는 선생님이 돼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짜증을 내지 않고 권위와 사랑의 균형을 잃지 않아야 참스승이 될 수 있다.

헌신과 사랑 그리고 열정으로 살아야 하고 청렴과 정직의 가치관을 제자들에게 솔선수범하는 것이 선생님의 길이라 본다.

선생님의 모습은 학생들 가슴속 깊이 각인됨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영어 단어 1개보다는 학생들을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삶의 좌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따뜻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자상한 삼촌이나 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선생님이면 참 스승의 덕목으로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올해 대전교총이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대전교총의 역점사업 가운데 최우선 과제는 한국교총 내에서 대전교총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대전교육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것과 직결된 일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글꽃초에 근무하는 한국교총 박혜숙 부회장과 함께 전국교육자료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와 같은 한국교총의 사업을 대전에 유치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교총 회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교직의 전문성 확립에도 신경을 쓰겠다. 선생님들의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서 대전봉사체험교실을 활용, 학부모와 학생 선생님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선도해 나가며 교직의 이미지 쇄신에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자동차정비업소 등 각종 기업체와 교류협력을 체결, 선생님들의 편리와 경제적 지위향상에 적극 노력하겠다.

교직 전문성 확립과 관련해서는 대전교총에 조직돼 있는 교육정책개발연구위원회 외 9개의 자문위원회를 활성화, 보다 활발한 대전교총이 되도록 할 것이다.

가장 큰 현안 사업 가운데 하나인 대전교총회관 건립의 경우 대전시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 반드시 대전교총컨벤션 부지를 마련토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강제일 기자

▲ 하헌선 회장은…

1956년 6월 2일 공주 출생 2남 1녀 중 차남 공주중ㆍ공주고ㆍ공주교대 졸업 대전대ㆍ우송대 석사 대전교육청 초등인사담당 장학사 대전교육연수원 장학사 동산초 교감 대동초 교감 동산초 교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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