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성 내포본부 |
비리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한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대참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똑같은 문제가 도내에도 만연하다.
취재과정이나 일상에서 만나는 건설관련 담당자들은 100이면 100, “괜찮다”, “문제없다”, “저 정도 가지고 뭘 그러느냐”라는 말만 하며 안전 불감증의 노예가 된 듯하다.
심지어 “문제점들을 짚어내는 기자들 때문에 지역발전이 안 된다. 어느 정도는 눈감아 줘야 기업이 투자할 것 아니냐”며 면전에 대고 투정부리기까지 한다.
최근 세종에서는 철근 일부를 빼내 아파트를 지었고, 아산에서는 완공을 코앞에 둔 7층짜리 오피스텔이 통째로 기울어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기울어진 오피스텔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들까지 현장을 찾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밖에도 지은 지 2년도 안된 충남도청사 건물 지하주차장 천장의 곳곳에서 물이 새고 있고, 홍성의 한 다세대 주택은 옆 벽면 전체가 볼록 튀어나와 금이 가 있다.
문제는 이런 점들을 보고서도 관련자뿐만 아니라 기성세대 모두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은 물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면 튼튼하게 지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복해 접하다 보니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대교체 후에나 실현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고정된 기성세대와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70~80년대 산업화와 발전만을 최우선시 하는 교육을 받고 세뇌당하다시피 한 탓이라고도 한다.
아산시는 기울어진 오피스텔을 신속히 철거할 계획이지만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보여줘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또 공무원이나 감독기관, 건설업자들의 교육 장소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내포신도시 한 아파트 건설회사 직원이 “우리가 지은 아파트에 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실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결정권을 쥔 기성세대가 생각을 바꿔야만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