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부터 투표용지에서 1번, 2번 등의 기호가 사라지고 선거구마다 후보 나열 순서를 바꾸는 '교호순번제'가 적용된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 공천이 없음에도, 투표용지에 기재된 이름 순서에 따라 거대 정당의 후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치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이름이 어떤 자리에 배치되느냐가 당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 '로또선거', '줄투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첫번째 자리는 새누리당, 두번째 자리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받아들어져 득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교호순번제' 투표방식이 사용되지만, 교육계에서는 교호순번제 투표용지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교육감 선거 투표 방식 가운데는 '로또선거'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이지만 그 한계 또한 지적되고 있다.
지역별로 어떤 순서의 투표용지가 배포되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반영될 수 있을뿐더러 지역별 특정 정당 선호도에 따라 표가 몰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 A후보 캠프 관계자는 “공정하게 하려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교육감 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유권자들은 결국은 정당 순서에 따라 지지 후보를 선택하거나 후보자 스스로 정치권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교육감에 출사표를 내민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 선거와 달리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가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세월호 침몰로 선거운동이 위축 된데다 다자구도로 치러질 경우, 이 방식 또한 무의미해 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교육계와 각 후보들은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엔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빠듯해 결국 이번 선거도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 교육계 인사는 “다자대결 형태로 선거가 치러지면 정책과 공약보다는 인지도나 진영 논리에 의해 표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선거부터 교호순번제가 도입되지만 지역에 따른 순번 유불리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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