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참사나 서울지하철 사고 등 이제껏 관행으로 치부돼온 폐단을 지적함과 동시에 각계각층이 모여 현실성 있고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의 틀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 “적폐를 바로잡아 국가를 개조,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염 시장은 12일 실·국장 주간업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에 따라 현재 논의되는 각종 대책은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거대담론에 그치고 있다”며 “대책과 매뉴얼은 이미 다 나와 있는 만큼 이제는 각계각층이 모두 참여해 광범위한 조정과 대안을 모색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하게 강제할 수 있는 합의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공무원 뿐 아니라 사회 지도층이나 기득권층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적폐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6·4 지방선거 직후 적폐혁파 국민회의의 당위성을 정리해 중앙에 건의할 계획이고, 대전에서부터라도 첫 단추를 꿰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구조화되고 뿌리깊은 적폐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오각성과 결단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며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스키가 '변화에는 고통이 수반되고 전환의 계곡을 넘어야 한다'고 했듯이 사고의 일대 전환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제도나 관행, 문화 등 잘못된 것은 파헤쳐 개선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는 각계각층의 국민이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염 시장은 지인들에게 보낸 321번째 '아침편지'에서도 '반성문'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잘못된 관행은 원칙, 수칙 등 작은 것을 지키지 않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언제나 진리는 단순한 만큼 작은 일에도 정성과 최선을 다하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글에서 질타한 공무원은 바로 저 자신”이라며 “세월호 희생자,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갈무리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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