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 관계 승려, 강간범 고소한 여류화가 항소 기각

자신의 그림을 팔려고 스님과 성관계 장면을 녹화하고 강간범으로 허위 고소했던 여류화가가 항소심에서도 풀려나지 못했다.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덕)는 성폭력특례법 위반과 무고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을 받은 여류화가 A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충남 모 사찰에서 열린 불화 전시회에서 사찰 승려인 B씨를 만나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A씨는 2012년 11월 대전 서구 자신의 집 안방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B씨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몰래 동영상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 5~6월에는 B씨가 2010~2013년 A씨의 집과 사찰 응접실 등에서 약 15회에 걸쳐 강간했다는 허위 고소장을 대전서부경찰서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은 건 맞지만, 폭행과 협박에 의한 강간은 아니었다. B씨는 A씨가 집요하게 돈을 요구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했고 작품까지 팔아달라고 요구하자, A씨와 대화를 녹음해 검찰에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하고 금전 목적으로 허위 고소한 것으로, 피해자가 녹취록 등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자칫 중한 형벌을 받을 위험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