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체육인들 학업지식·경험 부족 '살길 막막'

  • 스포츠
  • 스포츠종합

은퇴 체육인들 학업지식·경험 부족 '살길 막막'

30세 안팎 '다시 사회로'… 적응 어려워 대한체육회 등 지원책 추진 불구 실효성 아쉬워

  • 승인 2014-05-08 18:02
  • 신문게재 2014-05-09 8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1. 조정 선수로 활동했던 A씨는 한 때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며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다. 젊은 나이에 자신있게 은퇴한 뒤 지도자 생활을 물색하다가 여의치 않자 궁여지책으로 이곳 저곳에서 영업사원을 했다. 하지만 실적은 오르지 않고, 직장 안에서도 적응하지 못해 결국 원치않는 백수 신세가 됐다.

#2. 수영 선수 B씨도 은퇴 후 학교나 실업팀 지도자 자리를 찾았지만 구하지 못했다. 한동안 수영장에서 강사 생활을 했다. 하지만 월 200만원도 안되는 급여를 받으며 가족을 건사하는 게 버거웠다. 지인의 소개로 한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업무 능력 등이 떨어져 눈치를 보다가 결국 퇴사한 뒤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은퇴한 엘리트 체육인들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안착에 실패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30세 안팎이면 은퇴하는 체육인들은 대부분 해당 종목 지도자나 학교 체육교사 등의 자리를 원하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어 결국 일반 직장생활을 어쩔 수 없이 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학업보다는 운동에 치중하며 평생을 보내다가 막상 사회로 뛰어들다 보니 지식과 경험 등이 부족해 일자리를 잡는 것은 물론, 어렵게 직장을 잡고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은퇴 체육인들은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영업직을 택하거나 다단계 판매사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공부를 다시 해 학교 체육 교사 등으로 들어가려는 노력도 하지만, 자리가 턱없이 한정돼 있는 데다 공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던 체육인으로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정부가 학교체육 진흥을 위해 일선 초등학교 등에 코치를 두도록 하면서 일자리는 생기고 있지만, 일부 종목에 한정돼 있고, 경쟁도 치열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엘리트 출신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자리도 많아지고 있지만, 일부 인기 종목에 한정됐다.

대한체육회에서 은퇴 체육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지원하고 있지만 평생 운동만 하다가 사회로 뛰어든 체육인들 입장에선 실효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한체육회에선 최근 60만원 이내에서 취업을 위한 3개월 교육비를 지원하는 은퇴선수 맞춤형 직업훈련 교육과정 및 은퇴선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직 실효성은 크지 않다.

한 은퇴 체육인은 “대한체육회의 지원이 당연히 도움은 된다”면서도 “길어야 1년 남짓한 기간에 관련 지식 등을 배운 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직장 내에서 지식 및 능력 부족 등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은퇴 체육인은 “예전에는 은퇴 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아예 없었는데, 요즘에는 학교체육 진흥, 생활체육 활성화 등으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전문 체육인들은 좋아졌다”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두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