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휘 대전시 문화체육국장 |
물론 지난해는 1부 리그였고, 올해는 2부 리그 소속이다. 그래도 2부 리그 10개 팀 중 대구, 광주, 강원 등 시민구단 3팀은 얼마 전까지 1부 리그에서 같이 뛰었던 팀들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선전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시티즌의 분발에는 지난해 말부터 실시한 구단 차원의 자구책 마련과 시의 지원 노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말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후 발 빠르게 조직을 정비했다. 2부 리그에 적합한 선수단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선수는 47명에서 33명으로 14명 줄이는 대신 평균연령 24세의 젊은 팀으로 만들었다. 또한 사무국도 4팀 17명에서 3팀 13명으로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감행하였다. 그 결과 약 33억 원의 예산이 절감되었다. 또한 조직 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표이사 포함 이사와 감사 12명 중 10명을 교체했다.
시는 나름대로 시티즌을 다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초 사무국을 조기에 안정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예산·회계 등실무경험이 많은 사무관을 시에서 파견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고, 지난 3월에는 대덕구 덕암동 클럽하우스에서 입주식도 가졌다. 시티즌 선수들의 합숙소인 덕암축구센터는 총사업비 217억 원이 투입되어 축구장, 풋살장, 족구장, 합숙소 등을 갖춘 최상의 축구시설로 시티즌 선수들은 물론 유소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대전시 17개 실·국 등 소속 간부들은 시티즌 선수 2~3명과 각각 결연해 결연선수를 응원하고, 선수 기념일 등을 챙기며 승리 시 축하하는 등 사기진작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비록 시티즌이 지난해 2부 리그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시티즌으로서는 지금이 안팎으로 분위기가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선수단 내부 분위기는 사기충천해 있다. 요즘 시티즌 버스 내에서는 선수들끼리 웃으며 정담을 나누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한다. 이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는 게 시티즌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말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되자 많은 시민들이 실망하고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최근 계속되는 시티즌의 선전을 보면서, 새삼“아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픔으로 인해 더 성숙하고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고, 똑같은 아픔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리라. 지금은 우리 모두가 시티즌에 더 큰 힘을 실어 줄 때다. 내년 시즌 1부 리그에서 펄펄 나는 시티즌 선수들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희망이 주는 큰 선물일 것이다. 대전 시민 모두가 시티즌을 통해 대전에 사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며 남은 시즌 내내 대전 시티즌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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