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지난 6일 발생한 잠수사 이광욱씨의 사망소식은 실종자 가족들을 죄책감과 허탈감 속으로 몰아넣는 듯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종자 가족 가운데 일부에서는 ‘희생자가 더 나오기 전에 선체를 인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가 마지막 1명까지 모두 구해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냐’며 인양에 대한 언급조차 불쾌해하고 있다. 사실 자녀를 찾은 가족들이 하나 둘씩 떠나면서 ‘과연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하는 초조함과 불안감이 엄습하는 때에 잠수사가 수색 도중 숨졌으니 얼마나 심리적 고통이 심하겠는가.
7일 오후 현재 33명에 달하는 실종자들의 시신 수습이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 시신 수습이 계속 지연될 경우 실종자 가족들 건강만 악화될 우려가 높다. 이를 고려해 지금까지 오픈된 상태인 진도실내체육관에 남은 실종자 가족이 조금이나마 몸과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칸막이 시설이라도 서둘러 설치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후 이와테현 오쓰치 고교 체육관에 만들어진 이재민 피난소는 피해자 가족들의 사적인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천으로 가림막을 설치한 바 있다. 완전 오픈된 실내체육관에서 3주 이상을 버티며 자녀와 가족들의 시신수습을 고대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힘겨운 고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던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세심한 보살핌이 여전히 필요한 시점이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최근 가진 브리핑에서 ‘일부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거나 심하게 웃는 등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는 듯 행동하는 사례가 있다’며 팽목항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막급한 슬픔과 하나 되는 국민적 배려 역시 필요하다. 그들이 조금만 더 버텨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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