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우홍 세종시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 |
사람들이 왜 '창자(腸)가 끊어지는(斷) 듯한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자식잃은 슬픔'으로 표현했는지 족히 실감할 것 같다. 그와 더불어 '단장(斷腸)'의 유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중국 진나라 환온이라는 사람이 촉나라로 가던 도중 삼협 땅을 지날 때의 일이다. 환온을 따르는 하인이 근처 숲에 들어갔다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붙잡아 가지고 배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미원숭이가 물 때문에 배에 오르지는 못하고, 강가에 병풍처럼 펼쳐진 벼랑을 따라 배를 쫓으면서 울부짖었다. 이윽고 백리는 더 가서 배가 강기슭에 닿자, 어미 원숭이가 배에 뛰어올랐으나 그대로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어미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어미 원숭이의 창자는 너무나도 큰 슬픔을 머금은 듯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안 환온은 크게 노하여 새끼원숭이를 붙잡아 배에 실었던 부하를 매질하여 내쫓았다고 한다.
금번 '어버이날'에는 '천하의 모든 물건들 중에서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몸은 부모님이 주신 것이다'라는 율곡선생의 말씀을 되새겨본다.
더불어 '몸체와 머리카락과 피부까지도 부모로부터 받았으니 감히 상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음이 효의 시작이다(身體髮膚 受之父母 敢毁傷 孝之始也)'라는 공자의 효경(孝經) 말씀을 명심하고,모든 이들이 늘 자중자애(自重自愛)할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교육청은 지난 2012년 7월 개청 이래 올리사랑 운동을 전개해 부모에 대한 자녀들의 효실천 생활화와 어른 공경을 통한 바른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사랑'은 '자녀를 향한 내리사랑이 있듯이 부모를 향한 자녀들의 사랑'을 표현한 순우리말이다.
그러나 올리사랑이 '효(孝)'로만 국한된 용어는 아니다. 좁게는 부모에 대한 효로부터 시작하지만, 넓게는 웃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나눌 줄 아는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국가에 헌신할 수 있는 따뜻하고 성숙한 인격체로 키우는 데서 '올리사랑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를 찾을 수 있다.
'올리사랑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지난해 3개교, 올해 5개교의 선도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고, 효교육전문가 육성을 통해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효교육 실시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효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 학생들이 실천 가능한 작은 효행들을 모은 '감사해요ㆍ사랑해요ㆍ함께해요'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님들의 끝없는 사랑에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제대로 표현하는 실천을 전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리사랑 1박2일 캠프와 부모님 세족식, 감동 부자(父子)캠프, 화목한 올리사랑 사진전 등은 학생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효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효는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 올리사랑의 '감·사·함' 운동이라 하겠다.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효도의 핵심이 언제나 '진심과 정성'에 있다는 것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부모를 섬기던 방식의 지나친 형식과 낭비는 배제하되, 부모를 '진심과 정성'으로 봉양해야 한다는 효의 기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자 한다.
부모님께 대소사를 의논하고 그 분들의 권위를 존중하며, 세대간 의식과 생활환경 차이를 인정하면서 화합과 소통을 위해 진력하는 것이야말로 현대판 새로운 효의 첫걸음이다. '진심과 정성'을 다하는 효도(孝道) 문화가 정착되고 실천될 때, 서로의 배려 속 조화로운 가정이 이뤄지고 반드시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가 세워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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