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호 목원대 산업정보언론대학원장,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현재의 입학정원이 유지되는 경우 2018학년도부터 대학 입학정원과 고교졸업자수가 역전되고, 2023학년도에는 약 16만명의 입학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지방대학은 올 연말로 예고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정책 즉 재정지원·학자금대출제한대학(하위 15%대학)에 지정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하위 15%대학으로 지정되는 대학은 내년의 모든 재정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고 입학정원까지 크게 감축해야 하는 타격을 받게 된다.
정원감축과 학과통폐합은 정부재정지원 사업 선정과 하위 15%대학 지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기 때문에 대학들은 최근 몇 달간 경쟁적으로 정원을 줄이고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인 학과통폐합과 하위대학 15%에 대한 정원감축이 교육부 계획대로 시행되면 전국 200여개 대학이 대학별로 2~3개 학과를 폐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략 600여개 학과 이상이 앞으로 2~3년 안에 사라지며 종국적으로 입학정원 1500여명 정도의 대학 100여개가 사라질 것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정원감축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문을 닫게 되는 대학 대부분이 지방대학들이고, 학과통폐합으로 사라질 대부분의 학과들이 기초학문과 관련되어 있는 인문학, 기초과학, 사회학, 순수예술 관련 학과들이라는데 있다. 앞으로 이 정도의 지방대학이 폐쇄되면 지방대학들이 소재한 지역의 경제, 문화, 도시 등이 크게 쇠락해지면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고 인성교육의 바탕이 될 기초학문이나 예체능관련 학문이 사라지게 되어 궁극적인 대학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시대의 국제경쟁력 저하로 국가적인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둘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전체 대학을 상대평가하기 때문에 한계대학간의 경쟁이 과도해 취업률과 재학생충원율 조작, 학사관리 조작과 같은 편법이 동원되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절대평가는 재정이나 교육지표에서 최소한의 수준을 설정해 대학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사전에 설정되므로 예측이 가능하게 되고, 부실대학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셋째, 김희정 의원이 제안한 것처럼 부실대학에 대한 출구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법인이 자체적으로 해산하려는 경우 잔여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익법인·사회복지법인·직업능력개발훈련법인 등에 출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학교법인을 해산할 때 남은 재산을 다른 학교법인에 넘기거나 국고로 귀속하도록 하고 있어 설립자나 대학법인이 퇴출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자산관리공사가 구조조정기금을 마련해서 부실 금융기관을 구조조정 하듯이, 사립대학의 부실재산에 관해서도 이러한 방법을 원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중점육성 학문분야가 달라야 한다. 국공립대의 학생 등록금 의존율은 사립대의 4분의 1 수준인데 비해 국고지원은 사립대학의 50여배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국공립대학에는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과 정부의 전략육성학문분야에 중점 지원하도록 하고 나머지 학문분야에서는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동등하게 지원하는 완전경쟁 평가체제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할 때 학문의 균형적인 발전과 국가의 성장이 함께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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