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뛰는 마라톤 깊어지는 부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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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마라톤 깊어지는 부부애

조성관·송은애씨, 군인-시인 직업적 차이 극복 '건강한 노후' 즐겨

  • 승인 2014-05-01 18:03
  • 신문게재 2014-05-02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군인 남편과 시인 아내는 마라톤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마라톤으로 인생을 즐기고 사랑을 다지는 부부가 있어 화제다.

15년 전부터 전국마라톤대회 투어를 시작한 조성관씨(63·전직 해군 원사·사진 왼쪽)와 송은애씨(59·시인·오른쪽) 부부는 마라톤과 함께 별난 인생을 살면서 노후를 아름답게 채색해가고 있는 중이다.

평소 운동을 좋아한 조성관씨는 내성적인 성격상 혼자하는 운동을 더 좋아해 헬스장에서 근육운동이나 러닝머신을 하다가 15년 전 처음으로 주루 질주에 나섰다.

15년 전 해군 현역이었던 조성관씨는 집 가까운 계룡대에서 가정의 달 기념으로 부대 안을 한바퀴 달리는 가족마라톤대회에 참여하면서 10㎞를 뛴 뒤 상대 선수가 없이도 혼자 즐기며 뛸 수 있는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져 전국투어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마라톤대회에 나갈때마다 그의 아내 송은애씨는 대회에 출전한 남편을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내는 이때마다 남편의 짐을 지키는 소위 '가방모찌' 역할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본인도 직접 뛰기로 작정했는데 뛰는 속도와 급수가 달라 남편과 함께 뛸 수는 없었다.

이를 계기로 아내도 마라톤대회에 출전을 결심하고 5㎞부터 뛰기 시작했는데, 어느 해인가 한강마라톤대회에서 5㎞ 달리는 사람들에게 마라톤대회에 방해가 된다며 그 반대편 주루를 달리게 했다.

어차피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같이 달리는 것인데 이런 찬밥대접을 받는다는 것에 화가 난 아내는 10㎞에 도전해 급기야는 하프까지 뛰게 되면서 부부가 함께 마라톤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남편 조씨는 풀코스(42.195㎞)에 도전, 지금도 한달에 2~3번 정도는 정식대회에 참가한다.

2005년 제5회 여주세종대회마라톤에서 4시간대를 주파하는 쾌거를 이뤘고, 100㎞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대회에도 4번이나 참여하는 등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마라톤이란 기록경기이고, 자신과의 싸움이 인생과 닮았다고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조씨 부부는 마라톤을 위한 인생이 아닌, 마라톤과 같은 인생을 즐기고 있다.

봄엔 동아국제마라톤대회, 가을엔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두 부부는 마라토너들의 꿈인 메이저급 대표 대회 참가를 보란듯이 즐기고 있다.

승부 근성 강한 군인 남편은 마라톤을 하면서 성격이 조금 유연해졌고, 영혼이 자유로운 시인 아내는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건강을 지키며 부부간 소통이 더 원활해졌다.

아내 송은애씨는 “우리나라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축제와 맞물린 마라톤대회부터 순수 마라톤대회까지 1년이면 500여개 대회가 열린다”며 “남편이 5년전 정년퇴직 후 함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면서 부부애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

그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던 서구 평촌동의 해비타트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두 부부는 남편은 통장, 아내는 부녀회장을 맡아 지역의 궂은 일은 도맡아 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송은애씨는 “무뚝뚝한 군인 남편과 활달한 시인 아내는 정서적으로 정반대의 부부였지만 그 차이를 극복하게 해준 것이 바로 마라톤”이라며 “지난 달 27일 열린 대전마라톤대회때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면서 근조리본을 달고 같이 뛰었다”고 말했다.

남편 조성관씨는 “아내와 저는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의 그 짜릿한 기쁨과 매력을 알기에 마라톤을 즐기며 하루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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