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족들 요구 하루빨리 실행하자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유족들 요구 하루빨리 실행하자

  • 승인 2014-04-30 18:37
  • 신문게재 2014-05-01 17면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할 때 희생자 가족이 내뱉은 말 한 마디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래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은 진정 하루빨리 이 나라를 등지고 싶을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서도 이들의 깊게 파인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나 국민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유가족 대책위는 '사고 발생 2주가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한 채 여전히 바다에 남아 있는 어린 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장례나 추모공원 관심보다는 팽목항의 실종자 아이들을 신경써달라'는 것이다. 정부의 태만한 구조체계로 인해 구할 수 있었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고 정부를 힐난했다. 유가족들은 성금모금과 관련,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임을 분명히 했다.

생활재난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한다면 한 라인으로 구성해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난국 때마다 모금운동이 여러 곳에서 펼쳐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유족들은 성금 모금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합동분향소 방문 시 청와대 관계자에게 '유족들의 어려움을 다 듣고 해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과연 그 지시가 제대로 실천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유족들 가운데는 여전히 시신조차 찾지 못한 90명 가까운 실종자 가족들이 있다. 이들은 보름이 넘도록 진도 실내 체육관에서 온전한 시신만이라도 하루빨리 찾기를 고대하며 고통의 나날을 눈물로 보내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의 글 가운데 우리 국민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뼈저린 반성의 글이 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기약 없이 기다리게만 하고 구하지 못했습니다.' 정부당국은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의 요구사항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주길 바란다. 정부당국은 더 이상의 변명 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