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가 사상 초유의 재난 사고라는 점을 비춰볼 때 이번 박대통령의 사과에는 아쉬움이 많다. 특히 사고 발생 2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찾지 못한 실종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점을 비춰볼 때 더더욱 그러하다. ‘좀 더 빠른 구조방안 마련을 대통령이 대국민사과의 자리를 통해 강조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새로 설치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희생자 유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족들로부터 항의까지 받았고 대통령 조화는 밖으로 치워졌다.
어떤 사안을 둘러싸고 대통령이 사과할 때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사과는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을 얼마나 진솔하게 어루만질 수 있는가 하는 점과 향후 빠른 수습책 마련 및 세월호 사고의 명확한 진상조사가 핵심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가개조’ 수준의 대대적 쇄신을 예고하는가 하면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 전체를 완전히 새로 만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30일로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보름째를 맞는다. 100명이 넘는 실종자들이 차가운 바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관료사회의 적폐를 해결하겠다는 식의 공허한 말보다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 제공부터 선장의 무책임한 탈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해난 구조작업의 문제점 등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를 강조했어야 옳다. 아울러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빠른 구조책 등이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박대통령 사과의 요지인 것이다. 희생자 가족의 손을 잡고 함께 눈물 흘리며 가슴 아파하는, 대통령의 진심과 공감어린 모습을 볼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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