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목숨 잃고도… 여객선 안전점검 '형식적'

  • 사회/교육
  • 미담

수많은 목숨 잃고도… 여객선 안전점검 '형식적'

업체 이익위해 설립된 해운조합 포함 '제식구 감싸기' 우려 문제점 찾아낸 기관도 의견전달 수준… 해경 보완대책 시급

  • 승인 2014-04-29 18:11
  • 신문게재 2014-04-30 5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세월호 대참사] 충남 8개기관 합동점검

충남도 등 8개 기관이 도내 여객선과 선착장 등의 안전점검을 실시한 가운데 형식적인 점검으로만 끝날 우려가 있어 강력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29일 도와 합동점검단에 따르면 이번 점검에서 각 기관은 맡은 분야의 문제점들을 점검, 개선할 부분이 너무 많다며 지역별로 해양경찰에 통보했지만, 점검단 중 일부는 문제없다는 식의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객선 합동점검을 지켜본 도민들은 '합동 점검 하나 마나'라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합동점검에서 각 기관들은 비상훈련 시 대처의 문제, 선내 시설, 게시물, 전체적인 대응체계의 문제와 선박의 기계적인 문제 및 선착장 자체의 문제도 지적하며 해경에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운조합과 한 지자체는 “내 분야가 아니다”라고 하거나, “간단한 점검이다”, “한 가지도 지적사항이 없다”고 말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세월호 사태와 마찬가지로 사고 시에도 서로 미루는 등 무책임한 대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해운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해운조합에서 합동점검에 나섰다는 점이다. 합동점검에 참여했던 한 기관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해운조합에서 점검을 해왔는데, 아는 사람끼리 점검을 하다보니 세월호 사태와 같은 참사가 발생했고 도내에서도 이제야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인천의 해운조합 지부장과 팀장은 이날 오후 검찰에 구속됐다. 점검을 마친 대부분의 점검단원들은 “지적사항은 모두 해경에 통보됐고 해경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의 의지에 따라 여객선을 비롯한 모든 선박의 안전관련 시스템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해경도 사면초가다. 검·경이 세월호 사태와 관련 해양경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경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해경도 힘든 상황이다. 의지 있던 해경들도 수많은 비난에 의지가 꺾인 상태”라며 “각 기관에서 지적한 부분을 토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동점검에 참여한 기관은 충남도와 당진·보령시 등 지자체, 대산지방해양항만청, 해양경찰, 검찰, 한국해운조합,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