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세 징수액은 모두 8542억원이며 이 가운데 자치구 재정에 편입되는 구세는 27.9% 수준인 2381억원에 그쳤다. 나머지 6161억원은 대전시 재정에 편입됐다. 자치구별로 지방세의 구세 비율이 동구에서만 31.2%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4개 자치구는 30% 이하의 구세 비율을 기록했다. 중구 27.4%, 서구 25.2%, 유성구 29.1%, 대덕구 28.8% 등이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구의 역량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뿐더러 시의 지원을 받지 않는 사업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지방세의 자치구 환원이 어려워 사업 추진에 자치구가 애를 먹는 상황이다. 동구는 다른 자치구보다 구세 비율이 높긴 하지만 실제 금액으로만 따질 때 중구보다도 200여억원이나 적어 일부 사업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구 역시도 일부 국비를 받아 공원 및 문화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매칭 사업이다 보니 사업추진이 더딘 형편이다.
그나마 시에서는 2012년 대비 구세 비율이 늘어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2012년 구세는 24.9%로 지난해 구세(27.9%)가 높긴 하다.
하지만 지난해 취득세 세율인하로 시세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자치구로 편입되는 구세가 높아졌다는 게 지방행정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최근 각종 사업을 보면, 구비가 항상 뒤따라가야 하는 게 많아 구 재정이 갈수록 바닥이 날 지경”이라며 “자치구의 역할에 대해 강조를 하지만 재정이 없어 그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는 구세를 높이게 되면 서구, 유성구 등 지방세 규모가 큰 자치구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유성구의 구세만 보더라도 780억원으로 가장 적은 동구 구세 281억원의 2.7배에 달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와 자치구간 불균형보다는 자치구별 불균형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그동안에도 자치구의 세원을 보충하기 위해 재원조정교부금 형태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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