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연장의 경우 사업계획 수립과 정부의 예비타당성 등을 거쳐야 하는 사업으로, 이들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수요 발생 등 사업의 경제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대전·세종의 상생발전 차원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위성은 존재=현재 세종청사에는 1만여명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사를 찾는 방문객 등으로 대전~세종 연결도로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연말 세종청사 3단계 이전(4700여명)이 마무리되면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행정중심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세종시는 최근 오는 2030년까지 인구 80만명의 자족도시로 육성한다는 도시기본계획을 내놨다. 세종청사 입주기관의 성공적인 안착, 세종시의 도시기본계획 등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도시철도 연장론의 당위성은 존재한다.
▲늘지 않는 세종시 인구=도시철도 연장사업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세종시의 인구가 증가해야 한다. 도시철도 이용자, 즉 교통의 수요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를 보면 인구증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종시의 도시계획에 따르면, 시 인구는 중앙부처 이전이 마무리되는 2015년에 25만명, 이후 2020년에는 자족도시의 요건을 갖추는 50만명을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현재 시 전체 인구는 12만6260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세종청사 2단계 이전이 진행되면서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종시 인구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2단계 이전 이후 인구(12만6260명)와, 이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인구(12만1787명)와 비교해도 크게 늘지 않았다. 결국, 적은 인구로 인해 현재로서는 사업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건조성이 급선무=대전발전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도시철도 연장에 대해 찬성하며 공감을 하면서도, 대규모 공사비를 들여 사업을 해 놓고 자칫 막대한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석동에서 세종청사까지는 거리상으로 약 10㎞. 도시철도는 보통 1㎞마다 역을 만들어 운행하고 있는데, 이 10㎞ 구간에는 도시가 형성되지 않아 사실상 이용자가 없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현재 반석동에서 세종청사 구간은 BRT도로가 조성돼 있어, 도시철도를 연장할 경우 교통수단이 중복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때문에 사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세종시 인구를 늘리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사업의 경제성 분석과 정책적 분석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인구 유입 등 여건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BRT도로가 있는 상황에서 교통수단이 중복됨에 따라 예비타당성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규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시교통분야)은 “교통수요와 경제성 등을 볼 때 장기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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