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월호와 달랐던 스페인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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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와 달랐던 스페인 여객선

  • 승인 2014-04-28 18:34
  • 신문게재 2014-04-29 17면
지난 25일 발생한 스페인 여객선 ‘볼칸 데 타부리엔테’의 화재 사고는 선원들의 위기 조치가 ‘세월호’ 선원들의 그것과 너무도 극명하게 대비됐다.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인근에서 승객과 선원 334명을 태운 여객선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단 1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차량 4대가 불에 타는 화재가 발생하자 선원들은 상황이 급하다고 판단, 승객들에게 즉각 구명조끼를 나눠줬다. 이어 승객들은 선원의 지시에 따라 갑판으로 이동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선원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한 스페인 해상구조 당국은 즉각 헬기와 선박을 사고 해역으로 보내 지원했다. 결국 모두가 무사하게 항구로 귀환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우왕좌왕하면서 탑승객을 제대로 구조 하지 못한 채 침몰했던 세월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해양경찰이 28일 공개한 세월호 탈출 장면 영상 가운데 선장 이준석씨가 탑승객의 안전은 내팽개친 채 바지도 못 입고 허겁지겁 탈출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분노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이 촬영한 이 화면에는 이 선장이 16일 오전 9시 35분께 경비정이 도착하자마자 구조됐으며 당시 여객선도 절반 정도밖에 기울지 않았다. ‘배가 많이 기울어 탈출하기도 어려웠다’는 이 선장의 수사본부 진술은 고스란히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 화면에는 침몰 사고의 발생을 알리고 30분 이상이 흘러갔건만 탑승객들은 선실 밖 갑판으로 대피하지 않았던 것이다.

‘선실 안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탑승객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갔음을 영상 자료가 말해주고 있다. 스페인 여객선의 침착한 대응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세월호는 선장과 승무원들의 ‘나 홀로 탈출’ 뿐 아니라 관계 기관의 손발 안 맞는 구조로 인해 골든타임을 잃어버린 셈이며 이로 인해 국민적 재난을 몰고 온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흡사한 스페인 여객선의 경우 세월호와는 사뭇 다르게 선장의 침착한 리더십으로 모든 탑승객의 안전을 도모했다. 재난공화국 대한민국이 두고두고 머릿속 깊이 각인시켜야 될 모범 사례인 것이다. 더이상 가슴 아픈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스페인 여객선 화재 사고만은 꼭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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