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이하 중도위) 부결 이후 그린벨트 해제 등 사업의 당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다만, 중도위 심의 통과를 위해서는 시의 계획안이 확정된 후 신세계와 체결한 MOU 내용 수정 또는 파기가 불가피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서구 관저동 일원에 복합프리미엄아웃렛인 신세계유니온스퀘어를 유치하는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재추진을 위해 개발계획 변경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중도위의 부결에 따라 토지공급방식 재검토, 상업시설 면적 축소 등 새로운 명분을 찾아 나선 것이다. 또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과 맞물려 관련법률 개정도 모색하는 등 수정 보완 방침을 정해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정부의 부결 사유를 자세히 분석해 심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연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방안을 추진하는 등 투트랙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여러 사안중 토지공급방식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달 중도위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유통상업용지로 공급한 사례가 없고, 부지의 수의계약은 특혜 논란이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제기된 시영개발을 통한 장기임대방식은 시의 재정적 부담과 더불어 또 다른 특혜를 불러올 수 있어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2400억원 가량의 전체 사업비중 1600억원으로 추정되는 초기비용(땅값) 부담을 시가 떠안는 대신 신세계는 부담을 덜어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세계의 부지 장기임대를 통한 건물 기부채납 시나리오 역시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이다. 대부분 아웃렛의 경우 고층 빌딩이 아닌 간단한 1~2층의 저층이어서 건축비가 적게 드는 만큼 이 역시 특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시는 변경계획이 확정되면 신세계와 체결했던 MOU의 내용 수정 또는 파기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수정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MOU 변경이나 파기 등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중도위 통과를 위해 유통상업시설 면적 축소나 토지공급방식 등이 대폭 변경되면 자칫 신세계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업 특성상 철저하게 수익을 좇는 만큼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 재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중도위 부결에 따라 사업 추진이 1년6개월에서 2년 가량 늦어진 만큼 서두르지 않고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재추진한다는 큰 밑그림만 그리고 있는 상태”라며 “한번의 실패를 경험한 이상 중도위 심의 통과를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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