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사표 수리 결정… 내각 '대폭개각' 불가피

박 대통령 “사고수습 이후 처리 바람직”

▲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정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중도일보 제휴사]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를 세월호 사고 수습 이후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표 수리를 일단 유보함에 따라 총리를 포함한 전면적인 내각 개편은 6ㆍ4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정 총리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에 대해 수리하기로 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작업과 사고 수습으로, 이것이 최우선적인 일이기 때문에 사고 수습 이후 (사표를)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어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사의 배경을 밝혔다. 정 총리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여부가 주목돼 왔으나 박 대통령이 사표 수리를 세월호 참사 수습이후로 일단 미룬 것으로 볼때 사의표명은 정 총리의 독자 판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김대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