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을 찾기 위한 추모객들이 비가 내리는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념관 인근 고잔초등학교 운동장까지 긴 줄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시 올림픽기념관 '세월호 사고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
분양소가 문을 연지 닷새째인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을 하려는 시민들의 줄은 비가 오는데도 수백 미터에 달했다.
세월호 선원들은 승객들을 두고 자신들만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민들은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우산에 의지한 채 질서정연하게 조문에 임했다.
대한적십자사 등에서 준비한 비를 막는 하얀 천막도 10여개가 설치됐다. 자원봉사자도 전날 45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조문객은 안산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의 조문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충북 청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조문 온 이병욱(45) 씨는 “마음으로 하는 것 보다 직접적으로 가서 이 상황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오늘 아침에 새벽밥을 먹고 올라왔다”며 “자식을 둘이나 두고 있는 아버지로서 정말 속상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희생자의 영정사진과 위패는 분향소 개방 첫 날 22명에서 닷새째인 이날 143명으로 늘었고 단상도 6단까지 올라갔다.
분향소 출구 쪽에 마련된 추모게시판은 각종 편지와 소원지로 가득했다. 이마저도 공간이 부족해 화이트보드 10개가 설치됐지만 앞 뒤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채워졌다.
조문을 마치고도 분양소를 떠나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며 추모게시판을 일일이 보는 조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교사 이순미(46·여) 씨는 “TV로만 보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왔다”며 “지침에 따라서 지킨 학생들이 이렇게 희생돼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앞으로 학생들에게 편안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예상 외로 많은 추모객이 몰리면서 제단에 헌화할 국화꽃 10만여 송이가 동이 났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국화꽃 확보가 어려워 대신 검은색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리도록 임시 조치했다. 국화꽃을 재활용하는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13만 7835명의 조문객이 방문했다. 추모메시지는 7만 6514건이 보내진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안산 올림픽기념관 외에 수원, 남양주, 부천, 시흥, 양평, 여주, 광명, 성남, 구리, 안성, 고양, 화성 등 12개 시·군에서도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12개 분향소에는 이날 낮 12시 현재 3만 699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안산 화랑유원지, 구리, 의왕, 오산, 경기도청 청사 등 5곳에도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화랑유원지는 29일부터 공식 합동분향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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