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여성 암환자의 삼중고, 지원 정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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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여성 암환자의 삼중고, 지원 정책 마련을

[중도프리즘]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

  • 승인 2014-04-27 13:14
  • 신문게재 2014-04-28 17면
  •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
▲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
▲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
암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최근 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주변을 봐도 암 검진을 통해 암 발생 유무를 체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암으로 진단을 받아 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주변에 많고, 사망한 경우를 보아도 원인이 암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암은 사람들에게 두렵고 위협적인 질병이다.

그런데 암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면서, 가정적으로는 부부관계를 파괴하는 심각한 가정 문제를 일으킨다. 모 일간지에 따르면 .2008년~2012년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보니 40~59세 여성 암환자의 이혼율이 6.3%였다. 같은 연령대 남성은 2.3%이다. 암 환자라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는 비율이 남성의 경우보다 2.7배 높다. 암 환자는 항암 치료 중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호르몬 이상으로 몸이 붓는 등 외적 변화가 심한데, 여성의 경우 이런 외적인 증상들 때문에 이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성 암 환자는 외적인 모습으로 이혼을 당하는 고통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라도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거나 편안히 누워 있을 처지가 못 된다. 여성 암 환자들의 36.9%가 셀프 간병, 즉 스스로 자신을 간병하면서 살림과 자녀 양육을 도맡아 한다. 환자이기 보다 주부의 역할이 먼저이다. 남성 암 환자의 96.7%가 부인의 간병을 받으며 암 치료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듯 여성 암 환자들은 병 치료를 하며 살림을 하고 자녀들의 교육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여성 암 환자 대부분은 삼중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 서울대병원에서 암을 극복한 환자들이 후배 암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치료사로 암 환자들을 돕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암 극복 환자 중 34명을 건강 파트너로 채용하여 암환자가 있는 현장에 투입한 것이다. 소위 '건강파트너'라고 하는 제도다.

서울대병원이 이와 같이 '건강파트너' 제도를 도입한 것은, 여성 암 환자들의 삼중고를 이해하고 도입한 제도로써 매우 잘 한 일이다. 이 제도는 이미 암을 극복한 경험을 가진 여성으로써 환자들에게 상담과 도움을 통하여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 암 환자들에게 재활 의지를 높여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사나 자녀양육 등 생활적인 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암 환자들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여성 일자리 창출도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병원 차원에서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정부차원에서 남성 암 환자 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암과 싸우고 있는 여성 암 환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더욱이 여성은 남성보다 젊은 층에서의 암 발병률이 매우 높다. 2011년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여성은 한창 일할 25~49세 발병률이 남성의 2배다. 이런 문제는 직장과 가정 모두다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여성 암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정책적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 대안으로 남편들에게 유급간병휴가를 주는 것 등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 암 환자의 대부분이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환자들이다. 치료 과정에서 임신을 못하게 되는 등 여성성을 잃게 되는 암들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매우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게 되는 여성도 많고, 미혼의 여성인 경우 결혼을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여성 암 환자들에게는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도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암 병동에 심리 치료사들이 함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 암환자를 위해 이와 같은 제도를 정착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치료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심리 치료사를 많이 배치한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서울대의 첫 걸음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암 환자에 대한 더 사려 깊은 제도가 마련되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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