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농림축산식품부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협중앙회는 로컬푸드를 통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에는 주차공간 등을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농식품부는 “휴일에 관공서 주차장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여는 것처럼 대형마트 휴무기간에 주차장 등의 시설을 농산물 판매에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대형마트들이 지역 여건을 고려해 주차장 등 시설 일부를 개방하기로 하면서 농식품부는 농업인단체에 직매장 설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대전에서는 지난해 10월 유성구 관평동 롯데마트 대덕 테크노밸리점 주차장에 문을 연 농산물 직거래 장터만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상당수 대형마트의 동참이 이어질 것이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대형마트들의 협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대전시가 대전지역 13개 대형마트에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롯데마트 만이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전해왔으며 나머지 대형마트들의 경우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렇게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직거래 장터 설치에 소극적인 것은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 될 경우 마트내에서 판매하는 농산물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자체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의무휴업일 기간 동안 주차장에서 행사가 진행되면서 행사 진행이나, 방문객 들의 화장실 등 시설 사용에 따른 경비 부담도 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18일부터 둔산점과 복합터미널점에서 대전지역 로컬푸드 6개 상품을 판매중에 있다”며 “야외 주차장이 없을 뿐더러 직거래 매장보다는 로컬푸드 매장 운영이 지역경제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을 판단해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기로 했고, 앞으로 판매 상품 품목을 더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대형마트들의 주차장을 활용한 직거래 장터가 저조해 지면서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영업일이 아닌 날 유휴 공간을 제공하는 것 마저 외면하면서 상생을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린다는 것은 지역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일정부분 포기한다는 이미지 개선 등의 의미도 있다”며 “운영주체 문제나 주면여건, 화장실 등의 부대 시설 등의 여건을 최대한 고려해 대형마트 유휴공간을 활용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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