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은 머구리 잠수사 50여명을 동시다발로 투입했으나 사고 발생 여러 날이 지난 뒤에야 왜 이처럼 머구리 잠수사들을 투입했는지 의문이다. 30여명의 잠수사가 숙식 가능한 대형 바지선이 사고 현장에 투입된 것도 세월호가 침몰한 지 닷새째인 지난 20일 오후가 돼서다. 실종자 가족들은 바지선 투입이 늦었다고 분통을 터뜨렸었다.
세월호 침몰 이후 가장 중요한 수습책은 잠수사의 발빠른 투입과 구조였다. 특히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구조작업이 보다 다각적이며 빠르게 진행돼야 했다. 그러나 이날 구조작업은 해군과 해경이 오후 1시, 3시, 6시 등 세 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인원 16명만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후에도 정부의 구조작업은 왠지 모르게 더디게 진행됐고 결국 생존자 구조가 아닌 시신 수습작업이 돼버렸다.
정부의 이런 늑장 구조에 대해 단순히 '위기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그들만의 무엇'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 국민적 의문점이다. 예를 들면 '부처 간 이기주의'라든가 '상부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관행' 또는 '자격 미달의 낙하산 인사와 이로 인한 업무 지연' 등 다양한 분석이 이어질 수 있다.
일부 국민들은 '강남권 학생들이 똑같은 사고를 당했다면 정부가 이처럼 느림보 구조작업을 펼쳤겠느냐'는 비아냥도 서슴지 않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와 크게 다를 바 없다.
23일 '눈물의 수요일'에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이 처연했다. 햇살 좋은 봄날에 25명의 꽃다운 청춘은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통한의 참회와 깊은 슬픔만을 남기고 떠나갔다. 더이상 이 땅에서 '눈물의 수요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이 같은 국민적 의문에 대한 보다 명쾌한 해명과 함께 대안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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