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농사력(農事曆)- 농사일의 백과사전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동찬]농사력(農事曆)- 농사일의 백과사전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4-04-22 14:33
  • 신문게재 2014-04-23 17면
  •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요즈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들녘에서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농촌에서 성장하여 도시에 나갔던 세대들이 다시 본향을 찾아 귀농이나 귀촌 등 전원생활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귀농이나 귀촌을 하면서 비교적 커다란 규모의 농장을 꾸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텃밭을 가꾸면서 지내고 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고 도시 생활에 익숙한 분들도 작은 주말농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농작물을 가꾸는데 재미를 붙이곤 한다. 한 때는 할 일이 없으면 농사나 짓는다고 하는 푸념어린 말들도 있었지만 농사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

어릴 적부터 농사일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농사일은 재미삼아 입에 올릴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논, 밭의 생리나 농작물의 특성, 언제까지 씨를 뿌리거나 심어야 하는지, 물을 좋아하는 농작물인지 아닌지, 어떤 흙에서 잘 자라는지, 어떤 연장으로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지 등등 도시생활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소소한 일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농작물의 특성에 따라 씨 뿌리는 시기와 심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하는 일이다. 물론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 농사일이 몸에 베어있으니 때를 어기지 않을 수 있지만, 아무리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하더라도 더 경험이 많은 분들께 여쭙거나 달력에서 절기를 확인하곤 하여 때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그것은 민간에서만 했던 일이 아니었다. 임금님의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하늘을 잘 살펴 백성들에게 농사 때를 잘 알려주는 일이었다. 농경사회에서 천문 기상학이 유독 발달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에서였다.

농사일 자체가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이루는 바탕이었고, 농부가 하늘 아래 가장 큰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 되었다. 농사를 잘 짓기 위한 여러 가지 묘책들이 궁구되었고, 집집마다 농사 때가 자세하게 기록된 농사력이 있었다. 지금의 달력은 날짜 위주로 되어있지만 농사력 에는 절기를 기본으로 하여 농작물에 따른 파종기, 거름주기, 물 관리하기, 벌레잡기, 수확하기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가정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는 지역의 유명 인사들이나 유관 기관에서 만들어 배포한 1년 12개월 365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커다란 농사력이 붙어있었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2.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3.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1. 대전혁신센터, 스케일업 투자지원 민간운영사 업무협약
  2.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충효예 정신' 충남 교육현장에 본격… ‘사랑의 일기’는 축소 운영
  5. 박수현 충남지사, 'UNDP AI 허브' 충남 유치 사활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과 예산 확보 절차가 맞물리면서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11월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심사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시험대에 함께 오르면서다. 여기에 세종시 재정 문제와 얽힌 핵심 법안까지 일몰을 앞두고 마지노선에 봉착하면서 정기국회 내 현안들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예산 심사에선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안을 다루게..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의 미래 산업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점인 '대전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8일 14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서 공식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 과정은 AI 활용 인재를 양성하는 네이티브 과정(5개월)과 인공지능 올인원 과정(18개월)으로 운영된다. 대전시와 진흥원은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를 시작으로 지역 AI 및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이끄는 한편, 대전시는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