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장에서 집단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그들만의 경솔한 플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자 트위터에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을 올린데 이어 지난 19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를 위한 구호금 1억원을 기부했다.
또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다저스 스타디움 주차구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들을 돕기 위한 자선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도 지난 20일 독일 뉘른베르크 그룬디히 슈타디온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31라운드 경기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오른쪽 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경기에 출전,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이 전국민적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세월호 침몰 4일째인 지난 19일 충주험멜과 원정 경기를 가진 프로축구 대전시티진 선수와 코칭스태프 등 누구에게서도 검은 리본이나 띠를 볼 수 없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도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지금까지 치른 모든 경기에 출장한 선수 어디에도 리본이나 띠는 보이지 않았다.
이도 모자라 한화는 지난 20일 LG와의 홈경기 3차전에서 집단 몸싸움(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였다.
이날 LG 정찬헌에 두번째 빈볼을 맞은 한화 정근우가 그라운드로 가면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으로 몰려나와 5분 가량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대전 프로구단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모(39·대전 서구)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국가적 비극이 빚어지고 있는데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애도는 고사하고 방송을 통해 싸움질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실망을 넘어 대처를 잘못한 정부 못지않은 불신마저 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선수단 차량에 걸 현수막 제작을 하고 있고, 경기 중 리본이나 띠를 매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선수들이 리본이나 띠를 매고 경기하는 것은 구단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KBO에서 방침을 결정, 통보해야 하는 것인데 아직 그런 것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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