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은 하루평균 23.5분, 연간 9.2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달에 한권조차 읽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책을 멀리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일이나 공부로 시간이 없어서” “여가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라고 한다. 한마디로 '책 볼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혹시 우린 책을 애써 피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매일이 전쟁인 현대인들. 일에 치이고 공부에 치이고 쌓이는 스트레스에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책 볼 시간이 없어서'가 아닌 '책읽기 싫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힐링을 찾는 시대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 어떻게하면 떠나가는 독서인구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한도시 한책 읽기(One City, One Book Program)란 운동이 있다. 1998년 미국 시애틀의 공공도서관 사서인 '낸시 필'이란 사람이 제안한 것으로 한도시 시민전체가 한권의 책을 읽고 토론을 벌임으로써 독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어올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서 성공을 거둬들이자 우리나라 도시들도 이 운동에 관심을 보이고있다. 독서토론을 위해 도서관으로 발품을 팔 시민들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긴 하지만 풀뿌리 독서운동의 좋은 시도임엔 확실해 보인다.
생각해보면 우리나에서도 성공적인 독서캠페인이 있었다. 10여년전 MBC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가 그것인데 당시 방송에서 선정된 책들은 1년 이상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국민독서열풍을 주도해 나가기도 했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진 요즘 당시의 열풍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제2의 '책책책' 탄생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매일하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다시 책을 펼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출판업계, 정부, 도서관, 언론계의 전방위적인 동기부여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소비자인 국민들이 변해야한다. 책은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며 생존의 정글속에서 살아남기위한 훌륭한 가이드이자 힐링의 샘물이기도 하다. 책 읽기의 즐거움은 결국 내 안에서 만들어가야한다.
내일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이다. 이 특별한 날을 이제는 우리만의 이벤트로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처럼 말이다. '북데이'에 책 선물, 감동 그 이상이 될듯 싶다.
연선우·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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