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내용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자신을 홍보하거나 선거 관련 내용들이 포함돼 결국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의 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는 문자메시지에 “진도 여객선 침몰로 인해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지만 작은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기적이 일어나길 함께 기도해주십시오”라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며 “대전시장 경선이 무기한 미뤄지게 되었다”고 경선 일정 안내 내용을 담았다.
다른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도 “진도 여객선 침몰 사태, 우리 모두의 슬픔입니다”라면서 뒤에 자신의 이름과 경선 기호를 언급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자는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한 학생이 부모에게 보낸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사랑해'란 문자메시지를 소개한 뒤 “어린학생들과 승객 분들의 무사 구조를 가족의 마음으로 기원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언뜻 보면 위로와 애도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지만, 문자메시지의 제목에 후보자 이름과 해당 선거구를 명시해놓고 있다.
심지어는 본래 사용하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에 세월호 참사 애도의 내용을 앞에 첨부한 문자메시지도 전송됐다.
충남의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기존 자신의 홍보메시지에 “고귀한 생명이 조속히 구출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또한 당사자분들의 아픔이 다소나마 치유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을 붙여 도민들에게 보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한 시민은 “이 후보는 기존에 보내던 홍보문자에 세월호 관련 내용만 덧붙여 보내기만 했다”면서 “진정으로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원하고 당사자와 유족들을 애도하기 위함이라면 이렇게 무성의하게 행동할 순 없다”고 꼬집었다.
나머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 역시 경선 일정 안내, 여론조사 참여 독려 등 세월호 참사를 이용한 홍보성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었다.
지역의 한 학부모는 “안타까운 사고로 죄 없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아직도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치인들은 자기네들 선거밖에 모른다”고 지적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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