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반출 문화재는 말 그대로 국외에 소재할 뿐 꼭 되찾아야 할 우리 문화재다. 이번 경우처럼 한국전쟁 때 유출된 것도 있지만 멀리는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의 혼란 속에서 수많은 문화재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렇게 불법 유출된 문화재는 현재 파악된 것만 15만점이 넘는다. 1년에 500건씩 환수한다고 가정하면 300년이 걸릴 엄청난 규모다.
선조의 얼과 뜻이 깃든 문화재를 전부 환수한다는 구체화된 목표를 세워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한 이유다. 프랑스도 아프리카에서 강탈한 문화재를 돌려줬다. 이집트는 우리의 문화재청에 해당하는 고유물 최고위원회에서 환수운동을 벌여 영국 등에서 유물 3만여점을 돌려받았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을 본격화함에 있어 참고할 만한 선례다.
정부 간 협상과 기증, 경매 등에 의한 매입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국제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문화재청의 환수전담 조직이 구심점이 되고 민간단체와 학계를 비롯한 시민적 관심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국회도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 차원의 환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더 안전하고 빨리 더 많은 문화재를 환수할 방도를 생각해야 한다. 유네스코, 문화재반환촉진정부간위원회 등 국제기구를 활용한 국제여론 환기와 확산도 필요하다. 이번 국새 반환 협상에서 보듯이 문화재 반환에 대한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며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다.
유네스코 협약에는 불법 반출입된 문화재는 원래 소유국에 돌려주도록 규정돼 있다. 궁극적으로는 약탈과 절도 등 불법적 행위로 잃은 문화재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문화재가 환수 대상이라고 본다. 빼앗긴 문화재를 찾는 일은 지루하고 험난한 과정이다.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 환수가 국민적 협조와 참여 활성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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