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정부 같은 대한민국 어찌할까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무정부 같은 대한민국 어찌할까

  • 승인 2014-04-20 14:34
  • 신문게재 2014-04-21 17면
대한민국이 마치 정부조차 없는 국가처럼 우왕좌왕, 갈팡질팡하고 있다. 476명의 탑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조난구조를 요청해도 초기 구조작업 조차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것이다. 사고 발생 후 여러 날이 지났음에도 탑승객 인원조차 오락가락할 정도다. 국가 재난구조시스템에 구멍이 뻥 뚫린 것이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은 급기야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해 국민에게 호소하려 한다'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날벼락 같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 이후 정부가 실종자 구조에 제대로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 채 하루 이틀 시간만 흘러 보내자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여객선 탑승자 숫자부터 오락가락함은 물론 실종자 숫자도 수시로 바꾸는 잘못을 저질러 이를 지켜보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심지어 실종된 단원고 여학생이 구조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발 빠른 구조작업이 펼쳐져야 하건만 16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18일까지 사흘 동안 중앙안전대책본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양경찰청의 지방사고수습본부 및 서해해경의 중앙구조본부 등 여러 곳에서 중구난방식 구조활동과 사고 수습이 전개됐던 것이다.

급기야 여객선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난 19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민들에게 혼선을 준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실종자 가족 및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다.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및 천안함 사건을 경험했음에도 여전히 재난 시 무정부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20일로 어느새 5일째가 지나가고 있다. 자녀들의 생사여부에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그들은 여전히 부여잡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 역시 매한가지다. 다시 꾸려진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실종자 가족의 소원에 희망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