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에 금남고속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3세에 최연소 이사가 되고, 대표이사로 11년을 지낸 뒤 37년간의 금남고속맨 생활을 끝으로 지난 달 정년퇴직한 운송업계의 전설 장일용(59ㆍ사진)회장. 그는 새마을과 민주평통, 해병대 전우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맨으로 맹활약해와 지역사회의 신망이 두텁다. 사람 좋아하고 후덕하기로 소문난 장일용 회장을 만나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해병대 전우회 303기 출신인 장 회장은 의협심이 강하기로도 소문나 있다. 대전에 사는 303기 동기 30명은 한달에 한번 마지막주 금요일에 모여 해병대 전우회의 봉사활동에 대해 논의한다. 매년 6월6일 현충일이면 현충원 앞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해온지 10년째다. 또 현충원내 묘비 닦기 봉사활동도 벌인다. 각 지역별로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하천변 청소를 분기별로 실시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금남고속맨, 평사원에서 대표이사까지=스물 세살 혈기방장한 청년 시절 해병대를 갓 제대한 그는, 지금은 본사가 산성동에 있지만 그때 당시는 대흥동에 있었던 금남고속에 입사한다. 1978년에 입사한 그는 2014년 3월 정년퇴직하기까지 37년간을 거의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새벽 5시에 회사로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했다.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함 덕분에 입사한지 10년째인 1988년 그의 나이 서른셋에 이사가 됐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96년 마흔두살에 상무이사로 승진한 그는 마흔 여덟에 대표이사가 됐다. 10년 6개월동안의 대표이사 재직기간은 금남고속 역대 최장수 대표이사 기록을 낳았다.
버스 회사는 현장이 중요했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되고난 이후에도 정비사들보다 먼저 출근하고, 노조 간부들보다도 일찍 출근했다. 현장을 다 둘러보고 점검한 뒤 아침 8시반에 직원들과 노조 간부들과 같이 식사하고 9시부터 함께 근무한다. 겨울철 눈이 쌓인 날이면 새벽에 함께 눈치우러 나가 제설작업을 벌인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운전 기사 500명과 직원 290명을 포함, 790명이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노조의 협조도 많이 받았다. 노조원들과 승무원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일에 참여해주면서 큰 노사갈등이나 노사분규 없이 무탈하게 37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장일용 회장은 지난달 정년퇴임식때 주주와 직원을 대표해서 후임 조성일 대표이사로부터 공로패를 받는 자리에서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퇴임하게 돼서 주주와 직원분들께 미안함을 금치 못한다”며 눈물을 흘려 평생을 헌신한 회사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 회장은 노동조합을 대표해서 김장곤 노조위원장으로부터 대의원 정기총회때 감사패를 받은 일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노조에서는 장 회장에게 노사분규 없는 회사를 만들어주신데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장 회장은 “2004년 회사가 자금난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당시에 주주와 직원들이 일치단결해 위기를 극복하고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교통봉사 운수업체중 우수업체로 선정돼 2014년 1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을 때는 참으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양로원 봉사와 민주평통 활동=장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녀보니 다른 사람들이 매우 고맙게 생각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아 봉사활동을 더 좋아하게 됐다”며 “금남고속에서는 직원들과 함께 1년이면 10여차례 이상,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양로원에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다녔다”고 말했다. 또 “무사고 10년 이상 모범 운전자 60명과 함께 매달 봉사활동을 하고, 회사내 해병전우회원 20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민주평통에서도 6년 전부터 자문위원 제안을 받아 15기에 이어 16기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는 민주평통 서구협의회 제2지회장 역할을 하면서 전방에도 많이 가보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북자 초청 강연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통일 프로그램을 실행해왔다.
장 회장은 “고등학생들은 탈북자들이 북한의 실상을 이야기해도 잘 믿지 못하고 안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실제로 안봤기 때문에 못믿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학생들에게 더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교육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북한과 자주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남북한 긴장을 완화시킨 후 이산가족 문제와 정부간 대화 재개를 시도해 무력 충돌을 피하고 평화적인 통일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민주평통 자문위원 역할뿐만 아니라 11년째 법원조정위원회 운영위원과 노동위원회 중재위원, 중부경찰서 발전위원장도 맡고 있다. 법원조정위원회에서는 피고와 원고가 서로 협의하도록 양보시키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일을 주로 하는데 7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노동위원회 중재위원으로서는 노동 분쟁을 조정해주고, 심판해주고, 판결을 결정해준다. 또 중부경찰서 발전위원장으로서는 끈끈한 유대관계속에서 지역 방범을 돌고, 경찰서 직원들을 위문도 하고, 경찰서내의 어려운 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대전시서구지회장으로서의 봉사=장일용 회장은 지난 2011년 새마을운동 대전시서구지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새마을과 연을 맺게 됐다. 그는 서구관내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등 회원단체를 이끌어나가는 지회장으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새마을문고에서는 각 동 주민과 학생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회수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장김치 담가주기와 사랑의 밑반찬 나누기, 독거노인 돕기, 다문화가정 친정 보내주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장 회장은 부녀회원들과 함께 서구관내 23개동에서 추천한 230세대에 1년에 2번씩 밑밭찬 지원 봉사활동을 나간다. 각 동에서 하는 모든 행사때마다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를 통해서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사랑의 집고쳐주기와 금초활동, 독거노인 가정 도배와 장판 해드리기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장 회장은 각 동 단체별 64명의 동회장과 1200여명의 회원이 있는 3개 부설 단체를 헌신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신명나는 봉사활동의 장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봉사를 하면 스스로 힘이 나고 보람이 느껴집니다. 남을 돕는다는 사실 자체에서 큰 기쁨이 우러나오죠.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봉사이기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관저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서구협의회장=관저동 주민자치위원장을 8년간 역임한 장 회장은 서구의 23개 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대표하는 서구협의회장으로도 활동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각 동 주민자치위원들이 모여 불편한 사항을 논의하고 구청에 건의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각 동의 주민센터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어 주민센터의 감사 역할을 하고, 각 동의 모든 행사 역시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치르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재 관저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을 맡아 동네 발전을 위해서도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좌우명은 '감사하는 마음'과 '부지런하자'=그는 평생 '부지런하자', '감사하는 마음'을 좌우명처럼, 신조처럼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 젊은 시절 해병대 정신인 의리와 긍지를 지키면서 테니스와 축구와 태권도로 건강도 지키고 사람들과의 우정도 나눈다.
이제 금남고속을 퇴직했으니 다른 일을 찾아 보람있는 여생을 보낼 계획인 장 회장에게는 넉넉하고 푸근한 그의 인상 만큼이나 따사로운 햇살이 앞길을 따뜻하게 밝혀주고 있는 듯 하다.
한성일 기자
●장일용 회장은…
55년 논산 성동 출생. 부여고, 충남대 경영대학원, 충남대 평화안보대학원 수료. 해병대 병장 제대. 금남여객 (주)관리과장, (주)금남고속 상무이사, 충남지방경찰청 경우회 상임위원,(주)금남고속 대표이사, 대전지방법원 조정위원,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대전지방법원 민사 조정위원, 환경실천연합회 상임고문,새마을운동 대전서구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중부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중. 건설교통부장관 표창, 대전시장 표창, 경찰청장 표창, 새마을 중앙회장 표창, 노동부장관 표창, 국무총리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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