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제 약대는 2011년 첫 도입된 이후 2015년 2월 첫 졸업생이 나온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약대를 운영 중인 충남대는 내년 2월 모두 4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은 같은해 1월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약사가 된다. 6년제 약대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난 2년간 약국 시장에는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실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2008~2012년 적게는 1359명, 많게는 1614명에 달했던 약사 국시 합격자는 이후 곤두박질 쳤다. 국시 재수생만이 응시한 2013년에는 262명, 올해에는 116명이 시험을 통과했을 뿐이다. 공급이 줄다 보니 그동안 개국가에서는 약사 품귀 현상이 심화돼 '월급 약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인식됐다.
강종성 충남대 약대 학장은 “현장에 나가보면 특히 개국가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내년 6년제 약대 첫 졸업생이 배출되면 이같은 기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사회진출을 앞둔 졸업 예정자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 개국할 수 있는 극소수 학생을 제외하고는 취업을 해야 하는데 일자리가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약국가 '월급 약사'보다 정년이 보장되는 관공서나 연구기관, 제약회사 취업을 원한다는 것이 약대생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현재 대전 지자체에 근무하는 약사는 서구보건소 단 1명에 불과하며 특허청 등 정부 외청에도 약사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비슷한 숫자다. 정부 출연연 또는 제약회사 연구직 역시 현재 있는 직원이 퇴직하지 않으면 좀처럼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후문이다.
취업이 아닌 개국을 선택한다고 해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전은 최근 수년간 약국 숫자가 670~690곳에 계속 머물러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신규 시장 진입은 때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6년제 약대 졸업반인 모 학생은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 관공서, 기업 등에 취직하는 것이 좋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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