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이 공해로 “선거문자 지겹다”

유권자, 시도때도 없는 메시지에 짜증… 타지역·경선탈락 후보자도 가세

“시도 때도 없이 오는 후보자들의 문자 메시지에 미치겠다.”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후보가 펼치는 무차별적인 홍보전략에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공해 수준에 빚댈만큼, 지지호소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 등이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은 선거일을 제외한 기간에 선관위에 1개의 전화번호를 신고하고 컴퓨터 등을 이용한 자동동보통신(대량 전송방법)을 이용해 5회 이내의 문자메시지만을 이용해 선거 홍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20명 이하에게 전화기와 인터넷 문자서비스를 사용해 홍보문자를 보내는 것은 선관위규정에 위반되지 않아 대다수의 선거사무소는 이 방법을 이용해 선거 홍보를 벌이고 있다.

즉, 전화기와 인터넷 문자서비스만을 사용해 시민을 20명 이하로 묶어 여러 번 문자를 전송하면 대량 전송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시민들의 문자메시지함은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 후보자들까지 각 후보들의 아침인사나 날씨알림, 정치철학과 공약, 당일일정 등의 가지각색의 홍보문자로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는 본인의 지역구가 아니거나 심지어 타 지역 후보자들의 홍보문자까지 시도 때도 없이 전송되면서 시민들이 선거관련 홍보문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더구나 각 당의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측에서도 잡담이나 사적인 사업 홍보까지 쏟아지는 실정이다. 중구 태평동에 사는 송모(24·여)씨는 “알림이 울리기만 해도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하루에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 오는 후보자들의 문자메시지 때문에 정말 폭발 직전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대덕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0)씨도 “후보들이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보낸 문자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보게 되니 짜증이 안날 수가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못해 분노로 가득하지만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측은 “우리들의 홍보메시지 때문에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이해하지만 문자메시지 만큼 후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전선관위 관계자는 “무차별적인 선거 홍보문자메시지와 관련한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유권자 20명 이하에 대한 문자메시지 전송은 공직선거법상 마땅히 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