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가 화두로 주목받으면서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사전적 의미인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룩되는 경제부흥'을 통해 특허는 창조적이고 새로우면서도 진보된 기술 아이디어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ㆍETRI)는 1988년부터 지식재산(IP) 관련 전담조직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5년간 ETRI가 특허 등으로 벌어들인 기술료는 1611억원에 달한다. 국제표준특허 보유량에서도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ETRI는 현재 진행 중인 3세대 이동통신 관련 특허소송을 통해 7100만달러(약 750억원)에 달하는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ETRI의 최종 목표는 CDMA 기술료와 맞먹는 3000억원이다.
특히 ETRI가 보유하고 있는 표준특허는 건당 가치를 최소 1000만달러로 산정해도 잠재 자산가치가 7300억원에 이른다. 누적분까지 산정하면 표준특허는 총 376건, 잠재 자산가치로는 4조원대다.
ETRI는 '미래를 창조하는 ICT Innovator'를 비전으로 혁신형 연구성과 창출, 글로벌 IP경쟁력 확보, 세계수준의 선진경영체계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비상중이다.
▲미국 특허 종합평가 3년 연속 세계 1위=ETRI는 지난 2일 공개된 2013년 미국 특허 종합평가에서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을 제치고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특허전문기관인 IPIQ가 세계 연구소·대학·정부기관 등 288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평가에서 ETRI가 기술력 지수 531.57점을 획득해 3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신기술을 선도하고 관련 특허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꾸준히 출원해 온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TRI가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는 883건이다. 산업영향력 지수(관련 특허가 다른 특허 개발에 인용되는 정도)는 0.94를 받았다. 양적·질적 성과를 종합해 특허경쟁력을 평가한 기술력 지수는 531.57이다. 519.53을 받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제치고 201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 캘리포니아대(439.08)를 비롯해 4위 스탠퍼드대(281.06), 5위 US DOE(243.02) 등 미국 주요 대학이 뒤를 이었고 대만에서 ETRI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ITRI(234.23)가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위와 9위를 차지했던 중국 칭화대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00위권에는 ETRI 외에도 KAIST(50위)와 서울대(67위) KIST(74위) 포항공대(83위) 등 국내 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ETRI가 지난해 미국에 등록한 특허 가운데 4세대(4G) 이동통신 관련 기술이 총 2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초고속 무선랜 접속 기술과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순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30년 만에 한국을 모바일 강국으로 이끈 관련 강한 기술력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흥남 ETRI 원장은 “ETRI의 등록 특허를 보면 4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관련 기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이동통신 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특허등록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21세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창조경제를 꽃피울 것”이라며 “에디슨이 만든 발명공장, 벨연구소가 만든 아이디어 공장처럼 ETRI를 특허공장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래 특허수입 근거로 100억원 투자유치=국내에선 처음으로 향후 발생될 특허 기술료에 근거해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는 지난 2월 6일 미래 특허료 수입을 근거로 한 로열티 유동화 계약을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주)와 체결해 한국산업은행(KDB)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로열티 유동화'란 장래에 발생할 로열티 수입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현금화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정부 연구 기관이 보유한 특허에 대한 미래 가치에 근거해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은 투자금액을 향후 국제표준특허와 같은 핵심 특허의 권리 확보 비용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해외특허 출원비용, 특허풀 가입, 특허침해 대응 등에 투자금이 쓰일 예정이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1000억원의 특허기술료 수입이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투자가 집행될 대표적인 기술로는 연구원이 자체 기술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롱텀에볼루션 및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기술, 고효율 비디오 코딩(HEVC) 기술 등이 있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특허 로열티 유동화 계약 사례가 국내 중소기업에까지 널리 확대돼 창조경제 실현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표준특허 잠재자산만 4조원대 보유=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보유한 표준특허 잠재가치가 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지난해 역대 최고의 국제표준화 실적을 거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적에 따르면 ETRI는 지난해 국제표준 제정 23건, 표준특허 확보 67건 및 국제표준 반영 85건, 국제표준화 기고 1717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표준특허의 경우는 건당 가치를 최소 1000만달러로 산정해도 잠재 자산가치가 7300억원에 이른다. 누적분까지 산정하면 표준특허는 총 376건, 잠재 자산가치로는 4조원대다.
ETRI는 지난해 이동통신, 방송미디어, 차세대 네트워크 및 USN(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분야서 B4G와 비디오코딩 등과 관련한 표준특허를 대거 확보했다.
올해는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와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등 미래 네트워크 기술과 스마트 미디어, 그리고 SW중심의 ICT 융합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국제표준 및 표준특허 확보를 추진 중이다.
연구원들의 국제 표준화 활동도 활발하다. ETRI는 국제표준화와 관련한 30여 기관(ITU, IEEE, ISO 등)서 의장, 라포처, 컨비너, 에디터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의장단에 포함된 인력만 105명, 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전문가까지 합치면 총 132명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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