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는 그동안 대전지역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중간수거용기를 자전거도로와 차로에 불법적치했지만 행정당국의 제재를 전혀 받지 않았다. 본보가 제기한 유성지역 중간수거용기 차로 불법적치 보도 이후 도시공사는 자전거도로에 있는 수거용기는 인근 골목길로 옮겼지만 여전히 도로 차선을 막고 있는 용기를 남겨뒀다. 차로위 적치는 불법이며 허가사항도 아니지만 행정당국인 유성구는 도시공사의 수거용기 적치를 문제시하지 않았다. 도로 불법적치 등을 관리하는 구 건설관리부서에서는 본보의 통화 이후 부랴부랴 사실을 확인하고 불법사실을 인정할 뿐이어서 법규위반을 그대로 방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도시 곳곳에 불법주차된 대형 및 건설기계 차량에 대해서도 시와 자치구는 제대로 단속에 나서지도 않았다. 중구 유천동 도로와 유등천을 따라 대형 차량이 상시 불법주차하고 있지만 해당구청은 한 차례 계도장을 불법차량에 부착한 이후 나몰라라 하고 있다.
구는 불법주차단속에 나서면서 대형이나 건설기계차량까지 적발한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본보 확인 결과 해당구역은 단속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습 불법주차구역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상습불법주차구역 주변 시민들은 “과태료 처분이 쉬운 대상지에 단속요원을 집중시키는 등 행정당국이 편의주의적인 단속을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속권한이 있는 자치단체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자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나 기관들이 나름의 논리로 오히려 정당성을 강조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화물연대는 대형차량을 별도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주택가에까지 불법으로 주차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도시공사는 불법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효율적이라는 황당논리를 주장했다. 시민들은 “자치단체가 불법사항을 제대로 인지하고 단속을 해야 규칙이 바로 선다”며 “불법행위를 두고 나몰라라 행정을 펴는 것이 사회적 자본 확충 선도도시 대전의 모습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해당 불법사항에 대해 수일내로 처리하고, 향후 다양한 해결방안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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